국내 연구팀이 폐암 림프절 전이 진행에 따라 나뉘는 병기(질병경과구분시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 박병조‧김태호 임상강사 연구팀이 폐암 병기 진단 기준 8차 개정에서 제시된 폐암 림프샘 전이의 세분화 분류법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은 암의 크기와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전이 여부에 따라 병기가 결정되는데 이를 TNM(tumor, node, and metastasis) 분류법이라 한다. TNM 분류법은 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후 2017년 8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더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림프절 병기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자리 잡은 뒤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기존 기준을 바꾸기엔 의학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재 림프절 병기는 전이가 없는 경우 N0, 폐암 발생 부위와 같은 쪽 기관지 주위 림프절 또는 폐문부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N1, 종격동이나 기관분기부하 림프절로 전이되면 N2, 폐암 발생 부위 반대쪽 전이가 있으면 N3로 분류된다.
숫자가 커질수록 폐암 병기가 깊어지고, 예후도 나빠진다. 하지만 이 분류는 림프절 전이 위치만 따질 뿐 전이 개수 등 다른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새로운 분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것.
연구팀은 2004~201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수술 환자 1228명에게 새로운 기준을 적용했다.
우선 N1에 해당하는 환자는 전이가 1곳에 국한된 경우(N1a)와 2곳 이상인 경우(N1b)로 나눴다.
또 N2에 해당하는 환자는 폐암 발생 부위 주변부 림프절 전이 없이 종격동림프절 등 N2 해당 부위로 도약 전이한 경우(N2a1)와 주변부를 거쳐 N2 해당 부위 1곳에 전이한 경우(N2a2)로 구분했다. N2 해당 부위에 림프절 전이가 2곳 이상 경우(N2b)도 따로 분석했다.
새 분류 기준에 따라 환자 예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결과, 전체 생존율에서 N2a1 환자가 6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N1a 62.6%, N1b 57.0%, N2a2 48.4%, N2b 42.8%로 나타났다.
같은 N1, N2 그룹 내에서는 예후가 선명하게 갈렸으나 병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N1군에 비해 기존 N2에 해당했던 N2a1의 예후가 역전한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분류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위치만으로 병기를 결정짓는 것 또한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예후에 따라 병기를 새로 정하는 등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폐암학회 공식학술지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12.46)’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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