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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시행한 ‘2019년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서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건물의 침하원인을 밝혀내 20일 공개했다.
현재 향원정의 정자 부분은 모두 해체된 상태로 내년 6월 복원해 공개할 예정이다.
향원정은 정자건물인데도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로 난방을 위한 온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풍동실험과 연막실험으로는 배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
1960년대 보수를 하면서 콘크리트로 온돌을 덮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을음 등으로 판단할 때 온돌을 사용하던 당시에도 1년에 1,2회 정도만 썼을 것으로 풀이된다. 주위를 산책하면서 잠시 쉴 때 온돌을 활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방은 건물 기단 안으로 기와를 깨 넓게 펴고 그 위로 석회가 섞인 점토를 다지는 것을 교차로 반복해 기초를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조성된 기초 바깥으로 방고래와 개자리를 두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방바닥 전체에 여러 줄의 고래를 놓아 방 전체를 데우는 방식과 비교하면 향원정 온돌구조는 방 가장자리에만 난방이 되는 독특한 구조다.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어서 잠시 온기가 돌도록 하는 역할을 위해 이같은 구조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연도는 향원정의 외부 기단하부를 통과해 섬의 동북쪽 호안석축(강이나 바닥기슭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돌로 만든 벽) 방향으로 연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남아있는 양상으로 미뤄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가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주춧돌)에 대한 조사 결과, 초석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에 균열이 발생돼 있는 것을 확인해 초석의 침하현상이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었음을 알게 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미제로 남아있던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향원정의 안전을 위협했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것은 큰 성과라고 밝혔다.
경복궁 향원정(보물 제1761호)은 경복궁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고 조성된 상징적인 2층 정자 건물로, 경복궁 중건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 사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의 익공식(전통 목조건축에서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 같은 곳에 짜맞추어 댄 나무 부재가 새날개처럼 뾰족하게 처리된 것) 육각형 정자로 일반적인 정자와는 다르게 아궁이가 설치돼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향원정은 해방 이후 몇 차례 보수를 거쳤지만 계속 기울어짐과 뒤틀림 현상이 발생해 해체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하고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발굴조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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