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은 2013년 이후 6년만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에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하지만 내년도 업황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자 비상경영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에 '희망퇴직 신청접수' 공지를 올렸다. 대상은 일반·영업·공항서비스 직군 중 근속 15년 이상 만 50세 이상인 직원이다.
오는 23일까지 신청을 받아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이달 말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2년치 연봉, 퇴직 후 최대 4년간 자녀의 고교-대학교 학자금 및 한진그룹에서 생산하는 제주퓨어워터 생수 등의 복리 후생을 지원한다. 퇴직 위로금은 직급별,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억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승무원,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직종은 제외됐고, 강제성은 없는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도 3개월짜리 단기 무급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장기휴직 제도가 있지만, 기간이 길어 직원들이 제도를 수월하게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반영해서다. 최소 2주부터 최대 3개월까지 단기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권장해 인건비 절감효과를 노렸다.
대한항공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국내선 공항의 일반석(이코노미석) 카운터도 없앴다. 모바일·웹이나 무인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해 카운터에 상주하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실시한 첫 정기인사에서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건비 축소를 위해 임원수를 27%나 줄였다. 회장을 포함한 임원 규모가 기존 108명에서 79명까지 축소됐다. 조 회장은 당시 기자와 만나 "사업이 변하고 있어 임원 수도 그에 맞춰야 한다"며 "업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임원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고,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조원태 체재'의 채비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인력 조정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일 뉴욕특파원들과 만나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또한 정기인사 당일에도 기자와 만나 "호텔 사업도 돈이 많이 들어 고민 중"이라며 "수익이 되는 사업부터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항공운송 이외의 사업은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호텔의 경우 항공운송사업과 연계된 사업으로 한진그룹의 주요 먹거리지만, 일부 지점이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히는 사업은 제동레저, 왕산레저개발, 싸이버스카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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