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국회 본회의 상정에 한국당 필리버스터 '맞불'…새 임시국회서 통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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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12-2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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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총선서 사상 첫 준연동형 비례제도 도입 예고

  • 선거법 26일 본회의서 표결 전망

23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자유한국당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불을 놨다.

다만 필리버스터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더라도 회기가 끝나는 25일 이후 새로운 임시국회가 열린다면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의사진행을 방해한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같은 방식으로 막아서는 것은 불가능 하기 떄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부터 새 임시국회에 대한 소집 요구서도 제출한 상태다.

만약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내년 4·15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하는 선거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패스트트랙 법안 표결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1월 초·중순까지는 여야의 대립 때문에 비쟁점 민생법안의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9시 41분께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 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전격 상정했다. 선거법은 예산 부수법안(22건) 뒤인 27번째 안건이었으나 문 의장은 예산 부수법안 2건을 처리한 뒤 표결을 거쳐 의사 일정을 바꿨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도입이 골자다. 법안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 통합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비례대표 적용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였으나 결국 현행 의석 구조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하는 수정안을 마련해 제출했다. 수정안도 선거 연령을 만19세에서 만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원안 내용 등은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당은 의사 일정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항의를 했지만 결국 막아서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날강도 문희상' '아들 공천' 등 고성이 줄곧 쏟아졌다.

선거법 상정과 동시에 한국당은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9시 49분께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은 "정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면서 "선거법은 지금까지 여야가 거의 합의해서 처리했는데 내년 선거에서 만약 한국당이 과반이 돼서 선거법을 바꾸면 여러분이 그대로 승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국회법에서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당은 본회의 시작전에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필리버스터는 토론에 나서는 의원이 더이상 없거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필리버스터 종료에 찬성하거나 국회 회기가 끝나야 종료된다. 필리버스터 종료가 선포될 때까지 본회의는 계속되며 의원들은 1인당 1회에 한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계속하고 민주당이 3일 단위로 임시국회를 진행하게 되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모두 처리하는데 산술적으로는 21일이 필요하다.

선거법 외에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개정안 및 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인 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모두 6건의 패스트트랙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돼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의 필리버스터 대치는 해를 넘겨 내년 1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을 인정해 달라는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의 계속된 항의에 귀를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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