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전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코딩 교육 열풍이 일어나고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을 해야 된다는 말도 나온다.
AI 어떤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인공지능 수학이라고 불리는 깨봉의 이쿠얼키 조봉한 대표의 인터뷰다. 조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어떠한 교육해야 될지에 대해 조금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Q. 옛날에 삼성화재 부사장과 하나은행 부행장을 지낸 걸로 알고 있는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원래 저는 교육을 하려고 했어요. 지금 우리 애들이 배우는 교육이 너무 쓸모 없는 것들이 많아요. 컴퓨터와 기계가 해줄 수 있는 걸 배우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아무 의미가 없죠. 그래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만들어주는 공부를 하게 해야 되는데 가장 좋은 게 수학이라서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수학도 인공지능이 대체를 하지 않을까요?
A. 모든 학문의 내용들은 인공지능이 다 대체를 할 수 있어요. 근데 우리가 공부를 한다는 것은 기계가 할 수 없는 걸 사람으로부터 꺼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만들어 내는 건데 그 안에 수학의 많은 요소들이 숨어있는 거예요.
수학을 통해서 상상력을 기를 수 있고 수학을 통해서 추상화를 하는 능력들이 엄청 길러진다는 거죠. 우리가 인문학을 배우는 것은 실생활에 쓰여서 인문학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인문학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된다는 통찰을 얻는 거예요. 그것과 똑같은 의미예요.
수학이라는 것이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것으로부터 어떠한 것들을 내가 창초해낼 수 있구나”하는 걸 배우는 거예요.
Q. 대표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쓸모 없는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는 걸 아주 잘 알고 계신데 사교육이나 대학교를 보낼 생각이신가요?
A.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사교육은 따로 안하고 수학을 통해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된다는 걸 알려줬어요. 재밌게 배워서 조금만 배워도 많이 알 수 있고 응용할 수 있는 게 진짜 공부인데 그렇게 하고 있어요.
Q. 인공지능 시대에 진짜 영재를 키우기 위해서 가장 바뀌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안 되는 거예요. 기계가 하는 일들은 절대 배우면 안 되는 거예요. 사람은 기계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는 존재이지 모레 알을 직접 세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Q. 학교를 다닐 때 10년 후 미래를 그려보라는 말을 하는데 옛날에 대표님이 어렸을 때 미래에 그림으로 그렸던 세상이 지금 와 있다고 보시나요?
A. 초중고 다닐 때는 그런 기회가 없었는데 대학교를 진학하고 사회에 나와서 컴퓨터 기술을 배우면서 미래가 보이는 거죠. 지금 2019년 시점에서 2000년을 보면 쉬워요. 그렇지만 2000년 당시에 2019년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그걸 본 사람과 회사만 엄청나게 발전을 하는 거예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앞으로 10년~30년 뒤인 2040년에 어떻게 될지를 예측해서 그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우리가 얻고 필요한 지식을 공부해야 되는 거예요. 우리가 해서는 안될 여러 가지 일들이 있는데 그중에 많은 부분이 지금 학교에서 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A. 이 문제를 빨리 푸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푸는 사람이 영재에요. 영재라는 개념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그걸 풀 수 있는 힘이 있는 게 영재죠.
Q. 만약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이겼다면 어떻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그때 이세돌이 이겼어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게 됐을 거예요. 결국은 지게 되니까 이기나 지나 준비는 해야 되는데 이세돌이 지는 바람에 준비를 더 빨리 하게 된 거예요.
Q. 3년이 지났는데 지금 인공지능 기술은 어디까지 와있나요?
A. 다른 건 대부분 할 수 있지만 혼자 즐기는 것과 ‘왜?’라고 묻는 것은 못해요. 현재로서 이 두 개가 사람의 영역이에요.
Q. 언젠간 인공지능도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A. 당연하죠.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인공지능이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그 시점이 언제냐가 문제이지 분명히 와요.
Q. 인공지능 시대에 수학이 필요할까요?
A.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게 수학이죠.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을 이해해야 되는데 인공지능의 언어가 수학이거든요. 그래서 수학이 아주 중요한 거예요.
Q. 인공지능도 인간의 언어를 배워야 되지 않을까요?
A. 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를 배우게 만들고 있죠. 현재 인공지능은 기계적으로 이해를 해요. 기계적으로 이해를 한다는 것은 감성 같은 것들이 없이 이해를 하는 거죠.
Q. 우리나라에 수포자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일단은 재미가 없으니까 사람을 재미가 있고 해야겠다는 게 있으면 반드시 하죠. 게임이 아무리 어려워도 하잖아요. 재밌으니까. 수학이 재밌어야 되는 거예요.
왜 해야 되는지를 알아야 되는데 이런 것들이 없이 너무 재미없고 어렵게 가르치는 거예요.
Q. 수학을 재밌게 가르치기 위해서 무엇부터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A. 기본적으로 생활 속에서 재밌는 것들을 꺼내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되는 거예요. 이해를 하려고 보니까 “이건 수학이네”하면서 이걸 조금씩 배우면 이해가 잘되는 거예요.
Q.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어떠한 인재를 원할까요?
A.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사람을 위한 보조도구 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사람 그 자체 중심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기계와 더 나아가 세상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주어진 걸 푸는 건 기계들이 할 일이에요. 사람이 할 일은 설계하고 문제를 새로 내는 거예요.
Q. 마지막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미래를 책임져 나갈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만약 초등학생이라고 하면 희망이 너무 많아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뇌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거든요. 한마디로 말해서 관찰을 열심히 하고 추상화를 할 줄 알고 형상화를 할 줄 알고 패턴을 보고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갖는 게 중요해요. 어렵지 않아요. 그걸 배워야 되는데 학교에서는 잘 안 가르쳐 주니까 혼자라도 어디서든지 배워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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