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를 포함한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만들고 관리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들이 웹사이트의 정보가 검색 포털에서 검색이 안 되도록 차단하여 정보 이용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며, 바로 개방해야 한다. 이들은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면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도움이 될 거라고 잘못 알고 차단한 것이다. 검색을 차단한다고 해서 기술적으로 보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은 별개의 이슈이며 별도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해당 분야에 관해서는 가장 정확한 최신 정보를 자기 기관 웹사이트(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자기 웹사이트에 올려진 공개된 정보가 검색포털에서 검색이 안 되도록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적잖은 예산을 들여서 만들고 관리하는 웹사이트를 의미 없게 하는 잘못된 일이다. 웹 개방성은 검색을 완전 차단, 부분 차단, 완전 개방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완전 차단과 부분 차단은 잘못된 것이며, 모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검색엔진들의 접근을 차단하면 안 되고 전면 개방해야 한다.
웹 개방성은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지 않아 웹사이트에 공개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웹 개방성을 준수하면 누구나 검색 포털에서 웹사이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만약 검색을 차단할 경우 국민은 해당 정보에 바로 접근을 할 수 없고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고 정보에 접근하거나 해당 정보에 접근을 못할 수도 있다. 정보 접근을 쉽게 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및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국민 모두에게 유익한 것이다.
필자는 2000년에 대학 내에 웹발전연구소를 만들어서 웹 접근성과 웹 개방성 등 웹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교육하고 과제를 수행해온 지 만 20년이 되었다. 다년간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와 컨설팅을 수행하여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세계 1위를 하는 데도 적지 않은 공헌을 하였고 장관상도 5차례 수상했다. 정부에서는 2005년부터 웹 접근성 실태조사를 수행하여 웹 접근성이 개선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였으며, 필자와 웹발전연구소는 웹 접근성이 개선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였다.
정부에서 웹 접근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웹 개방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고 인식이 부족하다. 웹 개방성이 웹 접근성 못지않게 중요한데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웹 접근성에 대한 연구와 평가를 10년 이상 하다가 2012년에 행정기관들이 웹 개방성을 준수하지 않은 것을 발견해서 9년간 꾸준하게 문제점을 지적해 왔는데, 계속 웹 개방성 미준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잠시 관심을 갖는 듯하다가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소홀해지곤 한다.
웹 개방성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정부가 하지 않아서, 필자가 만든 웹발전연구소가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오랜 기간 연구하고 평가 결과를 발표하여 인식 제고와 웹 개방성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웹 개방성을 연구하고 평가해서 발표하는 일은 외롭고 힘든 길이지만 모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웹 개방성이 잘 지켜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웹 개방성을 알리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제 정부와 국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홈페이지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으로, 국민들의 이용 불편과 함께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홈페이지에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이며 이는 큰 예산 낭비다. 정부에서는 오래전에 각 행정기관에 공문을 보내 웹 개방성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고, 감사원도 논문집에 웹 개방성 관련 연구 결과 논문 게재와 우수 논문 시상을 통해 웹 개방성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홈페이지 담당자들의 무지로 인해 웹 개방성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웹 접근성을 20년, 웹 개방성을 9년 이상 연구해 온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웹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산하 공공기관 그리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 웹 개방성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절대로 IT 강국이라고 할 수 없다. 웹 개방성은 홈페이지 구축 시에만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웹 개방성을 잘 준수하면 정부와 공공기관은 정보전달을 잘할 수 있고, 국민들은 공공정보 이용이 훨씬 편리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웹 개방성 준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웹 개방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웹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처벌 조항이 있으나, 웹 개방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다. 웹 접근성 미준수 기관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는 것처럼, 웹 개방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이용 불편을 주는 미준수 기관은 적절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행정기관 중에는 산림청이 초기부터 웹 개방성을 잘 준수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중에는 한국동서발전 등이 자발적으로 웹 개방성을 잘 지키고 있다. 이처럼 웹 개방성을 잘 지키는 기관에는 상이라도 줘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회의원들도 웹 개방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웹 개방성 준수 의무화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웹 개방성은 웹 접근성보다 준수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비용은 아주 적게 드는 간단한 작업이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웹사이트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예산 낭비와 함께 국민의 불편이 크므로 신속하게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웹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공개된 웹사이트 정보에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하루빨리 시정해야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AI융합비즈니스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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