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 주문진 향호해변이 인기다. 정확히 말하면 해변 앞 버스정류장을 찾는 이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유가 무엇인가 했더니, 바로 이곳이 BTS가 지난 2017년 2월 발매한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WINGS 외전: YOU NEVER WALK ALONE(유 네버 워크 얼론)’ LEFT 버전 앨범 재킷 촬영 장소였기 때문이란다.
강릉시는 앨범 재킷 사진에 등장하는 버스정류장 세트를 주문진 향호해변에 재현해 설치했다. 실제로 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은 아니지만,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너도나도 BTS가 앉았던 자리에서 인증사진을 남기며 시간을 보낸다.
“너야? 날 불러낸 게?”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게 본 이들라면 김고은과 공유가 처음 만난 그 장소, 바로 강릉의 영진해변을 떠올릴 것이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도 열광했던 곳이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곳을 찾아 추억을 남기는 이가 많다.
도깨비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은 모래 손실을 막기 위해 설치된 방사제다. 도깨비의 주인공들이 서 있던 방사제 외에도 주변에 다른 방사제들도 있어서 구경하는 매력도 쏠쏠하다. 다만 방사제가 바다와 가까이 있고 영진해변의 파도가 거친 만큼 파도가 높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출입이 제한된다.
방사제를 뒤로하고 옆에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리면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진다. 푸르른 동해의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야만 할 것같은 풍광에 금세 매료된다.
코로나19로 우울한 와중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수상' 소식은 단비와도 같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아카데미 4관왕까지 수상한 사실에 전 세계가 환호했다.
기생충 열풍에 영화 촬영지를 여행하기 위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속속 서울을 찾았다.
주인공 기우(최우식)가 친구(박서준)로부터 과외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던 우리슈퍼부터 기정(박소담 분)이 복숭아를 들고 박 사장(이선균) 집으로 가는 계단은 외국인에겐 더없이 신선한 여행지가 됐다.
우리슈퍼는 마포구 돼지쌀슈퍼에서, 계단은 아현동에서 각각 촬영했다.
이외에 거세게 내린 비로 계획한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온 박 사장네 가족을 피해 기택네 가족이 도망 나와 달려가던 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과, 기택 가족이 생계를 위해 피자박스 접기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작구 노량진동 스카이 피자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곳곳은 특별한 여행지가 됐다.
과거의 인천은 좀 어둡고 오래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국제공항이 문을 열고, 센트럴파크 같은 대단위 국제도시가 들어서면서 옛 모습과는 다른 세련된 도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인천은 외국인이 좋아하는 여행지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꼭 한 번은 가볼 법한 곳이다. 멋진 호수와 아름다운 자연들 그리고 조화로운 빌딩 숲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공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송도센트럴파크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깔끔한 도시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센트럴파크 호수 위를 유유히 다니는 카누와 수상택시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교적 인천공항에서 가까워서 출발할 때나 도착 시 둘러보기에 좋다.
부산은 아름다운 도시다. 조금은 오래된 도시이기도 해 옛 모습들이 아직도 많이 눈에 띄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정겹고 생기 넘친다. 항구도시의 모습과 바다, 그리고 수산물이 많은 도시라 그만큼 볼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그리고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근처에 가게 되면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부산만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하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 가면 그 나라 특유의 항구도시를 여행할 수 있듯 부산에 오면 부산만이 가진 특유의 바다 향수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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