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 올해 첫 적자 가능성 커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올해 첫 적자를 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KL은 2분기 연결기준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05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외국인 입장객이 급감한 데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영업장을 휴장한 것이 이용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요 고객층인 일본과 중국 국적의 외국인 입장이 끊기며 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GKL 등 무난하게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 상황이 좋지 않아 당분간은 외국인 관광객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입장객을 기반으로 하는 GKL의 연간 실적도 저조한 매출액과 적자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 종식되더라도 제주도에서 새로 문을 여는 국내 최대 외국인 카지노의 개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라다이스, 호텔 실적 회복세에도 대규모 손실
파라다이스 역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45억원을 기록, 코로나19 장기화에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0%가량 감소한 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1월과 2월 초 호조세를 보이며 영업적자를 피해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2분기는 실적 쇼크를 고스란히 입었다.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카지노 사업은 힘없이 쓰러졌다. 대부분 방한 외래객에 의존하는 카지노 산업인 만큼 뚝 끊긴 하늘길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영업장 문을 닫은 것이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지난해 2분기 1조7570억원 수준이었던 파라다이스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3630억원까지 고꾸라졌고, 총 매출액은 515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보다 73% 감소한 액수였다.
내국인 고객 비중이 상당수 차지해 상황이 나을 것 같았던 호텔과 부대시설도 코로나19 여파에 휘청이긴 마찬가지였다. 올해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30% 미만까지 떨어졌다.
황금연휴인 5월 이후 여행심리가 회복되면서 투숙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확진자 수가 주춤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스파시설인 '씨메르'와 실내 테마파크인 '원더박스', 고가 호텔 '아트파라디소'까지 줄줄이 휴장하면서 손실을 메우기는 더 힘들어졌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임원 20% 퇴진 및 직원 유·무급 휴직을 확대하는 등 고정비 지출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은 분기도 실적 쇼크 어려울 듯···제주 카지노와 출혈 경쟁 예상도
한편 남은 3~4분기에도 이들 업체의 실적 쇼크가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감염이 주춤하고 국가별 항공 운항이 재개하면 카지노는 가장 빠른 속도로 반등하겠지만, 오는 2024년까지 항공 회복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관광개발이 올해 하반기에 새 외국인 카지노를 열 예정이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간 출혈 경쟁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카지노 영업을 시작하게 될 제주드림타워는 국내 단일 영업장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제주드림타워는 카지노뿐만 아니라 복합리조트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 카지노 고객 수요는 제주도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방한 외래객 수가 정상화하면 카지노는 금세 실적 회복을 할 수 있지만, 그동안 변화가 미미했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공급이 대폭 늘면서 수요 분산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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