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방한 조율' 中 양제츠, 부산 도착…韓, 대중 외교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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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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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외교사령탑 양제츠 21일 오후 부산 도착…22일 서훈과 회담

  • 코로나19 첫 中 고위급 방한…국제정세·시진핑 방한 등 주요의제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1일 오후 5시경 부산 김해공항으로 입국했다.

양 정치국원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 서 실장과의 회담과 오찬 등을 통해 양국 상호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중국 고위급 방한으로 상징성이 있다.

또 그가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보다 직책이 높은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국 외교전문가들은 “양제츠가 움직이면 중국 외교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을 의미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중국공산당 정치국 회의에 직접 참석 중국 국가정책에 발언권이 있는 인물”이라면서 왕 부장보다 양 정치국원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 주요 의제가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 조율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청와대 관계자도 “방한 기간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 문제도 주요의제가 될 것이고, 적절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에서 시 주석 방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의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 시기 윤곽이 드러난다면 그동안 양국 간 남아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앙금을 완전히 해소하고, 경제협력 강화 등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한층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진핑 방한 일정 조율’ 뒷면에는 미·중 갈등 격화 속 중국의 ‘우군 확보’라는 검은 속내가 담겼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양 정치국원의 방한이 한국 외교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 상태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은 방한 전 싱가포르를 방문해 미·중 갈등 속 우군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전날 리콴유 싱가포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과 전략적 신뢰, 실무적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면서“경제 세계화와 국제사회의 공평과 정의를 수호해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발전, 번영을 위해 새로운 공헌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양 정치국원이 중국 외교가의 대표적 미국통(通)이고 미·중 전략 구도에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진핑 방한과 교환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한국에 요구할 것”이라며 “미국이 압박하는 ‘중국 화웨이 배제’에 참여하지 말라는 등의 요구를 하면서 시진핑 방한을 검토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한 일정 조율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이긴 하나 명확한 시기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센터장은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할 것이나 정확한 날짜를 정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한을 빌미로 한국을 ‘중국편’으로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은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약 2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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