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 2008년 어린이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신체를 훼손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조두순이 오는 12월 13일 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에게 평생의 상처를 안긴 그에게 일상생활의 권리를 줄 필요가 있는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로 인해 지금도 어딘가에서 제2의 조두순이 마수를 뻗치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에 아주경제 스토리콘텐츠팀이 조두순 출소 100일을 앞두고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사건 발생 경위부터 해외 처벌 사례까지 되짚어보며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로 인해 지금도 어딘가에서 제2의 조두순이 마수를 뻗치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이에 아주경제 스토리콘텐츠팀이 조두순 출소 100일을 앞두고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사건 발생 경위부터 해외 처벌 사례까지 되짚어보며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조두순의 끔찍한 범죄로 장애를 안고 살게 된 피해 아동이 원한 그의 형량은 60년이었다. 납치죄 10년, 폭력죄 20년, 유기 10년, 장애를 입혀 평생 배변 주머니와 인공장치를 달게 한 죄 20년을 합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조씨가 받은 형량은 절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징역 12년형. 국민은 그의 흉측한 범죄에 한 번, 솜방망이 처벌에 또 한 번 분노했다.
조두순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한 것은 '심신미약'이었다. 앞서 조두순을 기소한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피해 아동은 즉시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생명이 위험할 만큼 신체가 크게 훼손돼 피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조두순이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해 단일사건 유기징역 상한인 15년에서 3년을 감형한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이 강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은 징역 12년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분노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공론장이었던 아고라에는 '아동 성폭행은 살인행위! 법정최고형+피해 보상까지 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일주일도 안 돼 26만명이 넘는 서명이 몰렸다. 당시 네티즌들은 "성폭행범은 무조건 사형 또는 법정 최고형을 주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강간 범죄 형량이 왜 이리 낮은가. 국회의원들이 각성해야 한다"며 조두순에 대한 응징을 요구했다.
조두순을 세상 밖으로 꺼낸 '심신미약'
1심은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선택했다가 심신미약 감경으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범행 당시 조씨가 만취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던 점을 인정한 것이다.하지만 심신미약이라기엔 그의 범죄는 철저히 치밀했고, 계획적이었다.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전 국회의원은 조두순의 범행 방법에 대해 사리 분별 못하고, 정신없이 행해진 범죄라고 볼 수 없다며 심신미약에 의문을 나타냈다. 지난 2017년 11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표 전 의원은 "(조두순은) 등굣길에 잠복하고 기다리다가 눈에 띄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 아동을) 근처 빌딩으로 데려갔다"며 "또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증거 인멸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씨는 현장에 흔적을 지우기 위해 화장실 바닥이 흥건하도록 수돗물을 틀어놓고 도주했다. 이같이 범행 은폐를 시도한 조씨에 대해 음주를 이유로 형을 감경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당시 연합뉴스에 "만취가 심신미약의 요건이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이것 역시 관행이다. 나영이 사건은 살인미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아동은 심리치료 당시 그린 그림에서 조두순을 바퀴벌레와 쥐가 득실거리는 감옥에 집어넣었다. 또 조씨의 한쪽 손에는 흙이 든 밥을 그려 넣었으며, 판사 봉은 그의 머리를 내려치고 있었다. 피해 아동은 그림과 함께 "60년 살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하지만 조두순은 100일 뒤인 올해 12월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