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비트코인..."5만 달러까지 쭉 간다"

  • 넘쳐나는 유동성..."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택했다"

  • "곧 꺼질 거품" vs "상승질주 계속"...엇갈린 전망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 내내 급격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새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 세계를 감염 공포에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된 탓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3만4800달러(약 3769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기염을 토하고 있는 것.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에서도 비트코인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3월 5057달러로 주춤했던 비트코인은 같은 해 12월, 2만904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여섯 배 가까이 폭등한 것.

비트코인은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상승세에 가속이 붙었다. 작년 12월 16일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3주도 채 안 돼 3만 달러를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은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800%의 놀라운 가격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넘치는 유동성..."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택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흐름이 지속하면서 적당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더욱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멈춰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풀기를 시작하자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수단으로 비트코인이 떠오른 점도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달러 약세도 비트코인의 상승질주에 힘을 보탰다. 싱가포르은행의 통화 전문가인 모 시옹 심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는 데는 달러화 약세에 대한 두려움도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 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길을 잃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달러 가치는 약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2월, 9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5% 넘게 미끄러졌고, 팬데믹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3월 고점 대비 10% 넘게 주저앉았다.
 

비트코인 추이 [그래프=coinmarketcap 캡처]


아울러 기관투자자와 억만장자 투자자들까지 잇따라 비트코인 매수에 참여하자 개미 투자자들이 추종 매수에 나선 점도 비트코인 가격에 불을 지폈다. 앞서 미국 대형 보험사 매사추세츠 뮤추얼(매스뮤추얼) 생명보험은 비트코인 1억 달러(약 11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미국 대형 투자기업 스카이브릿지캐피탈 역시 비트코인 관련 펀드에 2500만 달러(약 276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억만장자들의 비트코인 투자도 봇물이 터지고 있다. 대표적인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응은 지난해 5월 자신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2%가량을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릿지워터 최고경영자(CEO) 레이 달리오 역시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를 일부 보유해야만 한다"고 권고했다. 그간 달리오 CEO는 각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불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최근 입장을 바꿔 비트코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하기 시작한 것.

더욱이 조만간 가상화폐가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Paypal)은 올해부터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간 주식시장에만 몰렸던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곧 꺼질 거품" vs "상승질주 계속"...엇갈린 전망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일단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대출기관인 런던의 넥소 관리 파트너이자 공동 설립자인 앤토니 트렌세프는 "비트코인이 올 1분기(1~3월) 이내에 5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3만8000선까지 오른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CNN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으로 몇 년 더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할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2017년에도 2만 달러를 웃돌며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이 가상화폐 사업을 단속하면서 2019년 3월, 300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크게 부푼 거품이 조만간 사그라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등장했다.

'닥터둠'으로 유명한 경제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도 아니어서 결국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리서치기업 뉴턴 어드바이저 창업주 마크 뉴턴도 "1월 초 정점을 찍은 후 상승 사이클이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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