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2일 올해 첫 현장 방문으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찾아서 한 말이다. 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배달대행 플랫폼과 배달 기사를 연결하는 소규모 지역업체 등에도 표준계약서를 보급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올해 배달의민족을 비롯,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SSG닷컴 등 이른바 '공룡 플랫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안 국회 처리를 추진하는 이유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28일 온라인 플랫폼법을 입법 예고했고, 올해 1월 26일 이 법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제정안은 국회 통과 절차만 남아 있다.
공정위가 마련한 온라인 플랫폼법은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사전통지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비용이나 손해를 떠넘기거나 다른 플랫폼에 입점을 방해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하면 손해액 대비 최대 2배의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도 담겼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 전자상거래법 등 기존 관련 법이 있지만 별도로 온라인 플랫폼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위원장은 "기존 법체계로는 온라인 플랫폼을 충분히 규율하지 못한다"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이뤄지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 특성상 사적 자치와 연성 규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은 계약서에 어떤 유형이 포함돼야 하는지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고 대규모유통업법은 직매입을 기초로 법이 적용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법도 소비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관계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 움직임에 여당도 가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온라인 플랫폼법을 대표 발의하며 법안 심의 준비에 착수했다. 정부안과 의원 입법안이 동시에 마련된 셈이다.
법 적용 기준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중 매출액과 중개거래금액이 각각 100억원과 1000억원 이상이다.
대상은 오픈마켓, 앱마켓, 배달앱, 숙박앱, 승차 중개앱, 가격비교 사이트, 부동산·중고차 등 정보제공서비스, 검색광고서비스 등 입점업체와 소비자 사이에서 상품·서비스 거래를 알선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해당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광고주와 계약을 맺어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를 중개한다면 법 적용 대상이다. 앱마켓을 운영하는 구글처럼 해외에 주소나 영업소가 있는 해외 플랫폼도 포함된다.
김 의원은 "한국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관련 법 제정은 늦은 감이 있다"며 "법 제정으로 업계 관계자의 피해를 막고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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