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조카의 난'···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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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1-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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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지분 관계에 이상 기류가 시작되더니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28일 금호석유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박 상무가 요청한 주주제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코로나19의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반영을 통해 주주의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으로 판단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금호석유화학 측은 "주주제안의 내용 및 최근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면서 단기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우선 주주들에게 당부드린다"며 "주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흔들림 없는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박 상무가 전달한 주주제안서를 정면으로 반대해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박 상무는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는 이사 교체와 배당 확대 요구를 포함한 주주 제안서를 회사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반면 박 회장은 6.7%를, 그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다시 한번 금호가의 집안 싸움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다.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는 등 균열이 생긴 끝에 이번 분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선 박 상무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 3∼4%를 사들인 중견건설업체 IS동서와 연합해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금호석유화학이 입장문을 통해 주주에게 동요하지 말기를 당부한 것도 이를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갈등을 내부적으로 봉합할 수 없었다는 의미"라며 "결국 친척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우선 3월 주주총회에서 승패가 나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는 지난 2009년 '형제의 난'을 겪으며 그룹이 분리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4남인 박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맡았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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