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자문단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고령자 접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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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전환욱 기자
입력 2021-02-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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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자 효력 논란 속 "적절하다" 입장 밝혀

  • 전문가들 "접종 순번 순위 미루거나, 선제적 보상체계 구축해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효력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백신 투여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정부가 내세웠던 백신 접종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고령자의 임상자료가 제한적임을 고려해 대부분 노인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 등 입소자의 접종 순번을 1분기 접종자 중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 중 알러지 반응 등 일부 부작용 사례 발생이 불가피한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 보상체계 설립, 가짜 뉴스 처벌 등 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다수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이 고령자를 포함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설계됐고, 백신 투여받은 고령자의 면역반응이 (65세 미만) 성인과 유사했으며, 안전성 프로파일(경향성)이 양호했다"며 "임상시험 참여 대상자 중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 접종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령자 660명을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평가한 결과, 접종 후 감염 사례는 경증 환자 1명에 그쳤다.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들(항체가, 혈청전환율 등)이 전 연령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자 2109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안전성 시험에서도 고령자의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률은 65세 미만 성인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대상자의 약 10%였기 때문에 고령자 백신 효과 검증이 어려워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접종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 가운데 국내 검증 자문단은 고령자 접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계획한 대로 올해 1분기 접종 계획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접종자는 130만명이다. 이중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명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데,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아닌, 이달 중순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들어오는 6만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화이자 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 긴급 사용 승인 현황과 질병청·식약처 합동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특례 수입을 결정, 이 경우 도입 이후 일주일 만에도 접종이 가능하다. 이르면 2월 셋째 주쯤부터 접종이 시작될 수 있다.

이후 접종 대상사는 고령의 요양원·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 그리고 장애인·노숙인 등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등인데, 이중 고령의 요양병원 등 입소자는 50만6000명, 노인재가복지시설 등 입소자는 46만6000명이다. 정부가 백신 접종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게 되면 결국 고령층에 대한 임상 사례가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들에게 접종하는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요양병원 등 입소자와 함께 접종 예정이었던 요양병원 등 종사자과 고위험 의료관 근무자 등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요양병원 종사자는 27만명, 고위험 의료기관 근무자와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은 44만명으로 이들만 따지면 71만명이 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노인시설이든 요양시설이든 코로나를 옮기는 건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입소자들은 하루 종일 시설 안에 있는데 왜 걸리겠는가"라며 "노인들은 백신에 약할 수밖에 없지만, 당장 문제가 되고 있다면 종사자를 우선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부작용 사례, 가짜 뉴스 난립 등 백신 접종 과정 중 벌어지는 문제를 대응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 정책위원장은 "독감백신 과정에서도 봤듯이 백신 접종을 진행할 때 변수가 너무 많다. 고령자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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