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장만' 기다려 달란 정부, 이번엔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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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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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지난 4년간 매매가 80%, 전세가 40% 올라

  • "기다려 달란 정부 믿을 수가 있어야죠"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도심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집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하게 될 것. 꼭 필요해 사는 것이 아니면 파는 게 좋겠다.”

2017년 8월 4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역대급이라는 ‘8.2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리니 집들을 파시라”고 강조했다.

당시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장관 믿고 집 판 사람들 땅 치고 후회중”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후 집값은 고공행진 했고 지난해 8월 김 장관은 “30대, 영끌하지 말고 주택 매수 기다려 달라”는 당부를 하기에 이르렀다.

18일 정부가 지난 4일 서울 등 수도권에 신규 주택공급 61만6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번에는 한 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아직 냉랭하다. “기다려 달라”는 호언에 내 집 마련을 미뤘던 3040세대 등 젊은층의 정부 불신이 팽배해서다.
 
4년간 아파트 전셋값 22.4% 상승..“서민 발 뻗을 곳 없네”

이는 이번 정부의 약속이 지켜진 적이 없어서다. 지난 4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폭등해 내 집 마련이 힘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전셋값까지 급등하는 바람에 무주택 서민들이 설 자리는 사라졌다.

최근 4년간 전국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와 전세가는 각각 42.7%, 22.4% 올랐다.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국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46만원이었으나 올해 1월에는 1778만원으로 확인됐다. 이 중 4년간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로, 2017년 1월에만 하더라도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79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2002만원으로 104.5% 상승했다.

이 외에도 서울(79.8%), 대전(53.3%), 경기(42.5%)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을 제외하고 모두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했다.

아파트 평균 전세값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세종이 3.3㎡당 42.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38.3%), 대구(15.7%), 인천(14.2%), 광주(20.6%), 전남(19.5%) 등 다수 지역이 두 자릿수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정부말 믿었다간 낭패 "소득주도성장은 어디 갔나요?"

사정이 이러니 정부 말 믿고 내 집 마련을 기다렸던 이들은 “벼락거지(집값이 오르면서 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가 돼버렸다”고 자조한다.

서울에서 전세살이 중인 40세 김 씨(남)는 “정부가 애초 들고 나왔던 소득주도성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소득은 제자리고 집값만 올랐다”며 “‘로또분양’, ‘영끌’, ‘벼락거지’ 등 부동산 관련 신조어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주택공급 활성화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자료집' 보고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금융, 세제, 공급 등을 망라한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대책의 효과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대책의 효과는 크지 않고 과도하고 잦은 정책 변화가 오히려 정책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극단적 투기꾼을 잡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주류 시장을 위한 장기 정책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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