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양극화] 치솟는 수요예측 경쟁률··· 업계선 '과열' 우려

지난 10일 NH투자증권 서울 명동WM센터. [사진=연합뉴스]


기업공개(IPO) 시장이 연초부터 달아오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열과 냉각을 오가는 공모주 시장의 특성상 향후 투자 열기가 가라앉으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10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자이언트스텝은 1691.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실시한 제노코 역시 145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 기업 모두 참여 기관들 상당수가 희망 범위를 초과한 가격을 제시했다. 자이언트스텝의 경우 1627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이 중 96%에 달하는 1569곳이 희망 범위를 초과한 가격을 냈다.

제노코 역시 1391곳의 참여 기관 중 1287곳이 밴드 상단을 넘어서 청약했다. 이에 따라 자이언트스텝은 희망 범위 최상단인 1만1000원에, 제노코는 상단을 초과한 3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이 예상되는 비상장기업들의 주가도 연일 급등을 기록하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 12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1만5000원(30%) 오른 5만원을 기록했다. 여가플랫폼 기업인 야놀자 역시 같은 날 2만7500원(34.38%) 오른 8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뜨거운 시장 열기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며 공모가는 올라가고 있지만, 정작 상장 이후에는 주가 하락세가 완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장 직전만 놓고 보면 어느 때보다 시장 상황이 좋지만 정작 증시 입성 후에는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를 중심으로 '따상'(시초가 2배 형성 뒤 상한가 기록) 사례가 많았지만 올해는 주가를 유지하는 기업이 오히려 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상장한 18개 기업 중 12개 기업이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수준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들 중 10개 기업이 시초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정점으로 공모주 투자 심리가 과열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라며 "상장 이후 주가 하락 사례도 늘고 있어 향후 투자 심리가 냉각되는 시기를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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