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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신도시땅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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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3-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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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이러한 증시 격언은 부동산에도 통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바로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그렇다.

조금 다르다면 이들은 ‘소문’이 아닌 정확한 ‘내부정보’를 이용했다. 3기 신도시 예정지가 뉴스를 통해 발표되기도 전에 이들은 치밀하게 신도시 예정지 땅을 대거 사들였다. 일반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왕버들나무 신공과 지분쪼개기로 본인들의 주머니를 불리느라 바빴다.

공직자들의 땅 투기 뉴스를 접하며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에 나오는 글귀가 떠올랐다. "지식이 인격과 단절될 때 그 지식인은 사이비요, 위선자가 되고 만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는 위악자보다 더 추악하다. 대놓고 나쁜 짓을 하는 위악자에게는 기대랄 게 없다. 어차피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착한척하던 위선자의 검은 속내가 드러났을 때 받는 충격은 크다. 이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땅투기 의혹처럼 말이다.

입으로는 주거복지니 집값 하락을 말하며 투기와의 전쟁을 외쳤지만 실상은 본인들이 투기꾼이었다. 무주택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이었던 3기 신도시가 그들에게는 투기놀음판이었던 셈이다. 국민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배신감을 느낀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기 때문이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정부의 말을 믿고 3기 신도시를 기다렸던 무주택자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벼락거지가된 무주택자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가 투기꾼이라며 손가락질했던 다주택자와 강남 부자는 영끌과 몸테크로 재산을 불리기라도 했지. 이들은 앉아서 거저 챙겨 먹었다. 뛰는 투기꾼 위에 나는 LH가 있었다"고 한탄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3기 신도시는 사이비 정책이, 정부는 위선자가 돼 버렸다. 이번 기회에 공직자들의 투기 비위를 뿌리뽑아야 한다. 최소한 위선자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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