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더 박스' '최면' '스파이의 아내' 이번주 개봉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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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3-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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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작3[사진=각 영화 포스터]

<편집자 주> 쏟아지는 신작 영화. 아직도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혼란을 겪고 있는 관객을 위해 직접 준비했다. 지금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핫'하고 인기 있는 영화 3편! 당신의 관심을 끌 만한 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 귀호강 로드 무비…영화 '더 박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더 박스'(감독 양정웅)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박찬열 분)'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조달환 분)'의 버스킹 로드 무비다.

영화의 가장 큰 묘미는 지금껏 국내 어느 영화에서도 듣지 못했던 세계적인 명곡들이 꽉 찬 음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는 것이다. 머라이어 캐리의 '위다웃 유(Without You)',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 콜드플레이의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A Sky Full Of Stars)', 쳇 베이커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Bad Guy)' 등 세계적인 팝 명곡들이 에코브릿지 음악감독의 편곡을 거쳐 버스킹 공연 장면에 등장,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스크린을 통해 떠나는 버스킹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음악에 미친 지훈과 민수의 계약여행의 첫 번째 무대인 인천 차이나타운을 시작으로, 광주의 5.18민주광장, 경주의 첨성대와 대릉원, 울산의 함월루,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 국내 대표 여행지는 물론 숨겨진 명소들까지 아름다운 배경을 무대로 버스킹 공연을 펼치기 때문. 조달환의 진두지휘 아래 박찬열은 중저음이 매력인 감미로운 목소리를 악기삼아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도 인상 깊다. 박스 안에서만 음악 천재인 지훈 역 박찬열과 한물간 무일푼 프로듀서지만 음악에 대한 본능적 감각만은 살아있는 민수 역 조달환이 선보이는 케미스트리는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 100가지 중 99가지는 안 맞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라는 한 가지의 공통점으로 10번의 무대를 약속하고 계약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한 번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한 걸음씩 서로를 이해해가며 마침내 가슴 벅찬 감동의 환상적인 무대를 완성해 낸다.

'더 박스' 조달환과 박찬열[사진=영화 '더 박스' 스틸컷]


◆ 섬뜩한 최면의 세계…영화 '최면'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최면'(감독 최재훈)은 최면 체험을 하게 된 도현(이다윗 분)이 섬뜩한 잔상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문학도인 도현은 인간 심리에 관심이 많다. 그는 교수의 부탁으로 정신 치료를 받는 편입생과 만나 친분을 쌓는다. 이를 계기로 최면을 접하게 된 그는 섬뜩한 잔상을 보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미스터리한 일을 겪게 된다. 잊고 지냈던 잔혹한 사건들을 떠올리게 된 그는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자 한다.

영화 '해부학 교실' '오로라 공주' 등 내로라하는 다양한 작품에서 차근차근 미술감독으로 실력을 쌓은 최재훈 감독은 지난해 '검객'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검객' 제작 이전부터 이미 구상 중이었던 영화 '최면'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최재훈 감독은 최면이라는 소재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고, 영화적으로 표현했을 때 재미있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한 공포 스릴러 '최면'에서 "최면 속 판타지한 심리적 공포 공간을 색깔로 과감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밝히며 미술감독의 경력을 한껏 살려 공포감을 전할 것을 예고했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관객들이 주체가 되어서 영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최재훈 감독은 최면 속 공간을 헤매는 주인공들처럼 마치 관객들이 최면을 받는 듯한 체험을 느끼도록 촬영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겪는 통증에 대한 기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공포 장면들은 관객들과의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스릴 넘치는 공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 '최면' 이다윗 [사진=영화 '최면' 스틸컷]


◆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영화 '스파이의 아내'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스파이의 아내'(감독 구로사와 기요시)는 1940년대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타카하시 잇세이 분)가 만주에서 목격한 엄청난 비밀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 분)가 그를 의심하며 일어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호러와 서스펜스 장르로 유명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시대물이자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으로 국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 공개 후에 평단과 씨네필의 폭발적인 찬사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주목을 받는 상황. 주연 배우인 톱스타 아오이 유우의 새로운 모습과 타카하시 잇세이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일찌감치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며 호평을 얻고 있다.

개봉 이틀 전 진행된 프리미어 상영회인 이동진 평론가의 시네마톡 역시 매진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이동진 평론가는 먼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관계의 균열, 왜곡에서 드러나는 섬뜩한 순간들을 잘 포착해내는 탁월한 감독이라 설명하며 시네마톡을 시작했다. "엄정하고 클래식한 장면들과 굉장히 서늘하게 한 시대를 포착해내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베스트로 선정될 만한 뛰어난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태평양 전쟁을 다루면 아무래도 우리는 더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는데 이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지성적이고 자기 반성적인 영화다, 이게 이 영화의 핵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소재로만 활용하진 않았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스파이의 아내' 아오이 유우[사진=영화 '스파이의 아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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