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韓 반도체 산업, 메모리반도체 성공서 벗어나 재도약해야”

  • 전경련 30일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

국내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강국에 맞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성공에 따른 안이함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 육성과 파운드리 경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반도체 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투자, 타이밍, 인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대응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놓치면, 국가 경제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글로벌 강국들의 반도체 산업 육성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이에 비해 우리는 과거 성공에 취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조발표를 통해 “반도체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선도하는 기업들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 반도체를 추격하고 있으나, 미국의 강력한 제재와 낮은 기술 자급률의 한계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 및 연구개발(R&D)에 228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뜻을 모아 최대 50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그 중 반도체 기업 투자금액의 20~40%를 보조금 형태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도체 전문가들은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주요국은 각종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수립해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반도체 제조 시설을 신속하게 잘 구축하고 시스템반도체가 전자산업 공급망에서 역할이 확대되도록 민관이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미국의 반도체 연구조합 ‘세마테크’, 대만의 ‘산업기술연구원’을 언급하며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구도를 넘어 국가 간 경쟁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기업은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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