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대형은행에 추가자본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예상치 못한 금융 시스템 위기에 버틸 수 있도록 안전판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 인민銀 "中대형은행 추가자본 확충해라"
최근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SIB)에 대한 추가자본 확충 요구를 담은 관리감독규정(초안)을 발표해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이는 은행권의 시스템적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대마불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인민은행은 강조했다. 덩치가 크고 복잡한 대형은행의 부실이 초래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초안은 구체적으로 중국 국내 대형은행을 1~5등급으로 나눠 총자산의 0.25~1.5%씩을 추가자본으로 확충하도록 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일수록 더 많은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중국 '국내 시스템적 중요한 은행(D-SIB)'이 어딘지, 어떤 은행이 몇 등급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언론들은 여기에 6대 국유은행(공상·교통·건설·농업·중국·우정저축은행)을 비롯해 2대 국책은행(중국개발은행·수출입은행), 12개 지분제 상업은행(초상·푸둥발전·중신·광대·화하·민생·광둥발전·흥업·평안·절상·항풍·보하이은행), 5대 대형 도시상업은행(베이징·상하이·장쑤·닝보·난징은행)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로 자산 건전성 악화···추가자본 확충 압박 클 듯
중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은행 규제 수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 건전성 감독 규제(바젤Ⅲ)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한 은행(G-SIB)'은 중요도에 따라 1~3.5%의 추가자본 확충 의무가 있다. 중국 4대 국유은행인 공상·건설·농업·중국은행은 이미 G-SIB로 바젤Ⅲ 요건을 따르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이미 G-SIB에 포함된 4대 국유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추가자본 확충 비율을 맞추는 데 상대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경기 불황이 이어져 은행권의 중소기업, 가계대출은 모두 대폭 증가했다. 특히 대출 연장 등 조치로 자본을 갉아먹어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은행 실적보고서에도 드러났다.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4대 국유은행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은 모두 최저 요구선인 9%를 훌쩍 넘은 11% 이상이다. 하지만 우정저축은행이 9.6%로 간신히 요구조건을 맞춘 것을 비롯, 중신은행(8.74%), 민생은행(8.51%), 평안은행(8.69%) 등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추가 자본을 확충하는 데 비교적 압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선 이번 조치가 최근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에 적극 나서면서 자국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일환이라고도 해석했다. JP모건, 시티뱅크, HSBC 등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리스크 평가나 자산 건전성 등 방면에서 국제 수준에 부합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란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