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태양절)을 맞아 부인 리설주 여사, 최측근 3인방(조용원·김여정·현송월)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이 금수산 참배에 최측근 3인방만을 데리고 간 것은 이례적이다. 당내 지위와 상관 없이 최측근 인사들과 함께 참배하며 이들에 대한 특별한 신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김 위원장의 부부 동반 금수산 참배에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등 5인이 함께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리 여사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 기념 공연을 부부 동반으로 관람한 이후 두 달만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매년 태양절에 금수산을 찾았지만, 지난해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인 듯 참배하지 않아 건강이상설·사망설 등이 불거졌다.
올해는 소수의 최측근 인사들과 함께 참배하며 이들에 대한 특별한 신임을 드러냈다. 특히 조용원 당비서와 김여정·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 3인방으로 꼽혀온 인물들이다. 정치국 상무위원들인 최룡해·리병철·김덕훈 등 다른 고위 간부들은 김 총비서와 별도로 금수산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또는 당비서 그룹이거나 군 고위간부진 등과 금수산을 찾았다. 올해는 정치적 직위와 무관하게 김 위원장이 신임하는 인물들 위주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참배에 최측근 3인방 이외 인물로 박정천 총참모장이 포함됐다. 이는 국방력 강화 의지와 함께 올해부터 집중 추진 중인 평양시 건설 등 군의 경제부문 참여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를 열고 당대표자 구성 군인보다 행정·경제관료를 중시하며 이번 대회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또한 8차 당대회에서 올해 1만 세대, 2025년까지 5만 세대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건설 목표를 내걸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코로나19로 바닥난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직면했던 작년과 달리, 5년 단위로 특별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해를 제외하고 예년의 통상적인 수준에서 올해 분야별 행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년을 제외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해마다 김일성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고, 올해도 참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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