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고조 중인 가운데, 서학 개미들이 4월 한 달간 액티브 ETF인 아크(ARK)인베스트먼트의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ETF(ARK Space Exploration & Innovation ETF)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크 ETF의 경우 하락장에서 공매도에 노출될 경우 더 큰 하락에 따른 손해를 예상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 개미들은 아크 스페이스 ETF를 3988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플(2421만 달러)과 인텔(2365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092만 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학 개미들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으로는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가 1억1384만 달러로 가장 높으며 이어 대만의 TSMC(5420만 달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만든 ETF인 SPDR'S(5023만 달러), 골드만삭스 반도체 ETF(ISHARES TRUST GOLDMAN SACHS SEMICO·4552만 달러) 등이다.
최근 상승장을 맞아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안전한 투자처를 원하는 서학 개미들이 ETF를 주로 매수한 모습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크 ETF의 경우 편입종목을 매일 공개해야 하는 액티브 ETF로, 주로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익스플로레이션 ETF는 항공우주분야 관련 기업들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이 주가가 고평가된 기술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반대로 주가가 상승한 만큼 하락 시 낙폭도 다른 종목에 비해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 2월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아크가 운용 중인 펀드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풋옵션으로 위험을 헤지(Hedge)하려는 수요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블룸버그 통신은 중‧소형주에 대한 지분율이 과도해 자금 유출 시 해당 종목 및 섹터에 급격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미국 금리 상승이 촉발한 증시 조정으로 ARK ETF의 주가 급락은 액티브 ETF에 존재하는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를 발견하게 했다”면서 “투명성(Transparency)이 그중 하나로 지목됐는데, ARK 펀드의 일간 거래내역이 시장에 공개됨에 따라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 쉬웠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ARK인베스트에 대한 우려는 또 있다. 미국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에 대해 내부통제가 엉망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가 현재와 같이 상승 구간일 경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규모 공매도 물량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곧 주가 폭락과 더 큰 투자자 손실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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