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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지재권 면제] 어느 백신이 풀리나...'세계의 소원은 모더나·화이자, 면제는 노바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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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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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시대와 상황은 비범한 조치를 요구한다. (These extraordinary times and circumstances of call for extraordinary measures.)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트위터

코로나19 백신의 지구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제4차 재유행 상황이 조짐을 보이자, 국제사회가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IP·지재권)에 대한 한시적 면제 조치에 힘을 싣고 있다. 
 
◆美 지지로 WTO 합의만 남은 백신 지재권 면제

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 외신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백신의 지재권 한시적 면제 방안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말 백악관 측이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이후 첫 공식 발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미국 구조 계획(코로나19 추가 경기 부양책)'의 이행 상황을 설명하는 연설을 진행한 이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해당 방안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취재진은 미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Yes)"고 답한 뒤 "오늘 중 이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실제, 이날 오후 타이 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많이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지재권 보호받아야 한다는 강력한 믿음에도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백신 지재권 면제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대담을 통해 미국이 이후의 관련 절차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과 긴밀히 협력하며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WTO가 얼마나 빨리 회원국 사이의 합의를 이끌어낼 지 여부에 달렸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미국이)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을 먼저 나서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WTO 회원국간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국가들의 참여도 장려할 것"이라면서 "절박한 시기에는 국제기구와 국가 지도자들 뿐 아니라, 산업계에도 최고 수준의 용기와 희생을 요구받는다"고 말해 민간 부문을 포함한 각계 각층의 협력과 동참을 촉구했다.

WTO에서는 오콘조-이웨알라 총장과 인도, 남아프리카가 앞장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관련 제안서를 처음 제출한 이후 지난달까지 8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고, 다음 논의는 이달 말 중 열릴 예정이다.

현재까지 전체 회원국 164개국 중 60여 곳이 백신 지재권 면제 방안에 공개적으로 동의한 상태이며, 합의에는 164개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날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결정으로 향후 WTO 내에서 해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종 관건은 제약업계의 동참 여부와 조기 합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AP·연합뉴스]

 
◆세계의 소원은 모더나·화이자...풀리는 건 노바백스?

그러나 국제 제약업계는 지난해 4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지재권 면제 구상을 처음으로 제안한 이후 꾸준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스티븐 유비엘 미국 제약연구·제조연합(PhRMA) 최고경영자(CEO)는 지재권 면제 방안이 "공공⋅민간 업체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해 오히려 백신 공급망 기반을 약화하고 위조 백신의 확산을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셸 맥커리 히스 생명공학혁신기구(BIO) 무역단체 최고책임자 또한 이에 대해 "(민간 기업들이) 백신 개발과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할 동기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에선 백신 신기술인 mRNA(전령 리보핵산) 백신 제조 기술의 유출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미국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는데, 당시 화이자와 모더나는 "지재권 면제로 중국과 러시아 등의 경쟁국이 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정부가 mRNA 기술을 활용하지 않은 종류의 백신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서구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기술은 △mRNA 백신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혹은 DNA 백신) △재조합 단백질 기술 등 크게 3가지다.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국내 도입 현황.[사진=아주경제DB]


모더나(mRNA-1273)와 화이자 백신이 사용한 mRNA 기술은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DNA)를 보다 더 작은 유전체인 RNA 단위로 분리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반면, 바이러스 벡터 기술은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에 투입해 인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AZD1222·백스제브리아) △얀센(Ad26.COV2-S) △러시아 스푸트니크 V(Gam-COVID-Vac)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mRNA 백신 보다 감염 예방 효과가 다소 낮고,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경우 혈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상태이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해당 방식의 백신을 대량 배포하는 데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인 'NVX-CoV2373'은 또다른 신기술 방식인 재조합단백질 기술을 활용했다. 생명공학 기술로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재조합해 배양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쉽고 유통·보관 방식(영상 2~8도의 냉장 보관 권장, 24시간까지 상온 보관 가능)도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도 우수하다. 지난 3월 영국에서 마무리한 노바백스 백신의 3상 임상시험에선 최대 96%, 평균 89.3% 등 90%에 육박하는 결과를 보였다.
 

5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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