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급등' 불 붙은 시장vs연준 '인플레 논쟁'…주식·암호화폐, 동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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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1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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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4월 CPI,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

  • 근원 CPI 전년비 3%↑…26년만에 최고치

  • 주식·채권·코인 등 금융시장 모두 요동쳐

  • 연준 부의장 "높긴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

  • 월가 "연준, 조기 통화 긴축 논의 필요해"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금융시장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논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이날 4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2%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 4.9% 상승을 기록한 이후 약 13년 만의 최고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3.6%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0.8%가 뛰어 시장 전망치 0.2% 상승을 웃돌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에너지와 식·음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가 올랐다. 이는 1995년 12월 이후 26년 만의 최고치인 동시에 시장 전망치 2.3%를 웃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 역시 0.9%가 올라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시장 예상 0.3% 상승을 넘어섰다.

CNBC는 "4월 CPI 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보고서 발표 이후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내놨음에도 시장은 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월 CPI 발표 여파로 나스닥 지수가 2.67% 추락하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1.69%대로 오르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고 부연했다.

CNBC는 "앞서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경제난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해 4월 CPI 상승률을 비교적 높은 전년 동월 대비 3.6%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실제 발표된 수치가 이를 웃돌자 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국채수익률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냈던 미국 10년물 국채상승률은 이날 4%대 오름폭으로 1.69%대로 치솟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62%에 불과했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Quincy Krosby) 수석 시장전략가는 "줄다리기(tug-of-war)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주식이 이미 살아난 물가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살아난 인플레이션이 주식 마진(이윤)을 압박하고, 기업이익을 잠식할 거란 우려에 시장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CNBC에 말했다.
 

12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갈무리]


세부적으로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건 에너지 분야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휘발유와 연료유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9.6%, 37.3%가 뛰었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극복을 위해 정부가 공격적으로 공급한 유동성에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여파다. 중고차 가격도 전월 대비 10.0%, 전년 동월 대비 18%가 폭등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이날 전국 평균 자동차 보통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008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3달러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물가상승 우려에도 연준은 여전히 '현재의 물가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4월 CPI 보고서에 놀랐다며 올해 물가상승률이 완만해질 때까지 향후 몇 개월 동안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클라리다 부의장은 "일회성 물가 상승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만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 상승률은 2022년과 2023년에 우리의 2% 장기 목표나 일부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이 경제에 제공하고 있는 엄청난 부양(massive stimulus) 규모를 축소하는 건 아직 거리가 멀다”고 조기 통화긴축 논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아울러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도입도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유지하며 "경제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BMO의 이안 링겐(Ian Lyngen) 금리전략실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선물시장의 예측이 2023년 중반에서 2022년 12월로 앞당겨졌다"면서 금융시장은 이미 연준의 조기 통화긴축을 예상한다고 시사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분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5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에 반영하는 물가상승이 2.8%이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물가상승이 연준이 주장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물가상승 충격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1분(한국 기준 13일 오전 7시 21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6.30% 빠진 5만2656.84달러를, 이더리움은 1.03% 떨어진 4047.6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리플도 5.48%가 추락한 1.37달러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도지코인은 11.33% 급락한 0.451653달러로, 0.5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사진=코인데스크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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