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 수혜 종목'을 골라내는 혜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인플레를 제품값에 반영할 수 있어 타격이 비교적 덜한 업체나, 인플레로 인해 투자 시기를 앞당기는 회사들이 꼽힌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필수적으로 써야만 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들, 예를 들면 음식료처럼 먹고사는 부분과 직결된 회사들은 가격 반영이 비교적 수월하다"고 했다.
이어 "물가 상승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투자 속도가 빨라지는 종목도 현시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며 "성장주 가운데서 고른다면 친환경 종목이 있다. 친환경 정책들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어차피 투자할 수밖에 없다면 비용 부담이 덜할 때 하자는 생각이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 로열티가 높은 종목도 가격 반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애플빠', '앱등이' 같은 신조어를 양산하는 등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애플'이 대표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장주 안에서 가격 반영이 가능한 대표적인 종목은 애플이다. 애플의 하드웨어는 물가 상승을 100% 반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물론 애플도 앱스토어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앱 가격은 인플레가 온다고 해서 쉽게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인플레 수혜 종목을 골라내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2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상당히 해소되고 나서도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면 '진성수요'를 가진 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고 가격 전가가 나쁘지 않겠다는 판단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의 수요가 진성수요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정부 지원금으로 수혈해온 수요라면 지속할 수 있지 않다"며 "1분기가 아니라 2분기에도 매출액이 올라간 기업, 마진이 괜찮은 기업이라면 가격 전가 부담이 덜할 수 있다. 글로벌 정부의 지원 규모는 감소세다. 미국의 경우 6월부터 주 정부 차원의 실업급여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고 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성장주 가운데서도 일부 바이오 종목처럼 실적이 없는 것들, 소위 '무늬만 성장주'는 경계해야 한다"며 "다만 반도체와 같이 실적이 받쳐주는 성장주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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