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임대주택 공급은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임대주택을 물량폭탄 식으로 공급하는 방식보다는 살고 싶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소셜믹스’를 보완할 것을 통보했다.
앞서 지난달 강남구청이 서울시에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소셜믹스가 미흡해 상정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도 “기존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은 한 개 동을 임대아파트로 계획했다”며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섞이도록 소셜믹스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셜믹스를 하려면 일반분양과 임대주택 간 면적을 맞추는 등 형평성을 갖춰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도계위 상정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시 관계자는 “도계위 상정 여부는 더 고민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이 계속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정화된 뒤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믹스란 분양과 임대단지를 조화롭게 배치해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아파트에 공공임대주택을 로열동 등 각 동에 분산 배치하는 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거나 임대와 분양의 조화로운 소셜믹스를 구현하는 등 공공기여와 사회적 기여를 높이는 단지에 재건축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계획 결정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추가 용적률 제공, 층수기준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소셜믹스 강조는 최근 서울시 건축위원회를 통과한 서울 성북구 돈암6구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 6구역 건축계획안에는 소셜믹스가 적극 적용됐다. 시는 구역 내 소형 면적 아파트의 임대와 분양 비율을 50대50으로 구성토록 했다. 전용 36㎡의 임대·분양은 각각 46가구, 전용 43㎡는 각각 42가구로 지어진다. 임대 단지와 분양 단지 간 건축 품질 간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형태와 마감재료 등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SH공사가 시행 중인 매입 임대주택도 질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최근 감사원 정기 감사결과, SH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 1만9495가구 중 4697가구(24.1%)가 빈집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공실률 문제가 상당하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 17일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에서 “교통과 생활환경이 좋은 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공실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2채 확보할 것을 1채로 줄이더라도 정주환경이 좋은 곳에 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이러한 소셜믹스에 반기를 들 여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이 공개된 뒤 소셜믹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났다”며 “강남권 주요 단지들이 소셜믹스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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