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기업인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회의소(암참) 회장은 서한을 통해 “삼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임원(이 부회장)의 사면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최선의 경제적 이익”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재계에서는 이번 서한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달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자립과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 이 부회장의 부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암참 서한에는 오는 21일(현지시간) 예정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삼성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이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개선 노력을 돕지 않는다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은 지난주 청와대로 발송됐다.
암참 관계자는 이번 서한에 대해 “삼성이 미국에서 사업을 가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우려의 표명이었다”며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암참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관심을 갖고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약 800개의 회원사·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 상공회의소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국내 5개 경제단체도 공동으로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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