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4.0%로 결정했다. 직전 전망치였던 3.0%에서 1.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앞서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최대 3% 후반 내에서 전망치를 조정 할 거란 견해가 주를 이뤘다.
이 같은 결정의 근거는 ‘수출’이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최근의 수출 반등 폭이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액(311억2000만달러)는 1년 전보다 53.3%나 늘었다. 수출뿐 아니라 1분기 민간소비도 회복세를 보였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1% 늘었다.
만약 한은의 예상대로 성장률이 4.0%를 기록한다면 한국의 연간 성장률은 2010년(6.8%)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2010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성장률이 급등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고용시장이 경직돼있는 건 변수다. 4월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어 2014년 8월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9만8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고령층에 집중된 정부의 공공일자리 정책이 지표상 허수를 만들어낸 셈이다. 청년층 실업률도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2.5%에서 3.0%로 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8%, 내년 1.4% 수준을 각각 점쳤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률도 지난번 전망치(1.3%)보다 0.5%포인트 올려잡았다.
기준금리는 이번에도 0.5%로 동결했다. 다만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상향 조정한 만큼, 전보다 인상 압력이 더욱 커진 건 명확하다. 시점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해 보이는 11월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보다 빠른 3분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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