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꽂힌 금융권] “해외에 비해선 초기 단계…공시 요건 정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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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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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녹색금융을 비롯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문화 확산은 비단 국내에 국한된 추세는 아니다. 해외 주요국들 역시 ESG와 관련한 행동수칙을 만드는 등 ESG를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ESG 활용 수준이 해외 주요국 대비 낮아 ESG 평가 표준 등 관련 공시요건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국내외 ESG 투자현황 및 건전한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 자산 규모는 지속 늘어나고 있다. UN 책임투자원칙(PRI) 참여 규모는 계속 확대되는 추세로, 이에 ᄄᆞ라 해당 책임투자 대상 자산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지난 2019년 9월 기준 560조 달러로 예상되며, 최근 자료에 의하면 ESG 투자펀드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최초로 1조 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국 별로 살펴보면 유럽의 경우 최근 PwC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유럽 내 뮤추얼 펀드의 57%가 ESG를 고려하는 펀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 말 금액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7조6000억 유로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미국 역시 600여개 이상의 ESG 펀드와 ETF에 투자 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내 전체 ESG 펀드 운용 규모는 약 1947억 달러로 추산되며,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 내 ESG ETF 거래액은 274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ESG 채권 역시 ESG 이슈가 가져올 수 있는 신용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성장하고 있다. 국내와 비슷하게 녹색채권과 같은 인증된 채권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의 경우 2015년 780억 달러였던 발행규모가 2019년에는 5900억 달러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ESG 펀드 순자산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ESG 펀드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2월 이후 3개월간 순유입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하락시 손실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ESG 투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내에서 ESG ETF 운용하거나 채권을 발행한 일부 금융회사 및 공적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국내 금융권의 ESG 투자에 대한 대응은 해외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관심과 대응이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 지주 등 그룹 차원에서의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이시연 한국금융연수원 연구위원은 “현재 기업들의 ESG 요소에 대해 획득 가능한 정보가 불충분, 불완전하고 평가기관들의 평가방식이 상이하며 그 결과 ESG 투자의 성과 측정에도 한계가 크다”며 “국내에서도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ESG 투자 생태계를 확립하고 투자자들의 보다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체(기업)의 핵심 ESG 관련 공시요건을 지속 정비해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ESG 평가 기반이 확립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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