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故) 손정민씨(22) 사망 경위를 밝혀줄 마지막 단서인 손씨 신발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습득한 손씨 친구 A씨 휴대전화에서 특이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 4월 3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한강 수중에서 양말만 신은 채 발견됐다. 양말에는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흙은 한강 둔치에서 약 10m 떨어진, 수심 1.5m 강바닥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씨가 강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신발이 벗겨졌고, 이후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해당 지점은 목격자들이 손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입수했다고 지목한 곳과도 가깝다. 손씨 실종 당일인 4월 25일 오전 4시 40분께 한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는 목격자 7명은 "한 남성이 수영하듯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봤고, 시원하다는 듯 소리 내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남성이 손씨인지 확실하지 않아, 경찰은 추가 목격자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만약 손씨 신발이 둔치에서부터 10m 주변에서 발견되면, 손씨가 신발을 신은 채 강으로 걸어 들어갔고 도중에 신발이 벗겨졌다는 가설이 힘을 얻게 된다. 신발이 어떤 형태로 파묻혀 있는지는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참고 요소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손씨 입수 원인까지 규명할 수는 없다. A씨는 만취해 손씨와 만난 직후부터 귀가할 때까지 약 7시간 동안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한편 환경미화원이 발견해 제출한 A씨 휴대전화는 전자법의학(디지털포렌식) 수사 결과 사건 당일 오전 7시 2분쯤 전원이 꺼졌고, 다시 켜진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흔적도 사건 당일 오전 3시 37분쯤 A씨와 부모 간 통화가 마지막이었다. 또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움직이면 작동하는 건강 애플리케이션(앱)도 오전 3시 36분 이후 기록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재 이 휴대전화는 국과수에서 혈흔과 유전자를 감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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