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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새로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오는 7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금리상한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일정 수치로 묶은 상품이다. 앞서 지난 2019년 3월에도 상품이 출시됐으나 저금리 기조 속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출시될 '금리상한형 주담대' 신상품은 연간 금리 상승폭이 기존 1%에서 0.25%포인트 낮춘 0.75%선에서 제공된다. 다만 향후 5년간 금리상승폭은 기존(2%)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기준점이 되는 대출금리에는 은행의 위험부담을 고려해 0.15~0.20%포인트를 더하게 되며 가산금리 체계는 기존 상품 구조와 동일하다.
이용자도 확대된다. 기존 상품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시가 6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에 한정해 판매됐으나, 오는 7월부터는 소득과 주택가격 제한 없이 변동금리 대출자라면 누구나 해당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은행에서 판매가 중단됐으나 내달부터 출시될 새 상품은 변동금리 주담대를 취급하는 모든 은행에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새로운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출시된 배경에는 역대급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금리 상승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이 높다. 당장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일면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인 1765조원을 나타냈다. 작년말 가계부채 비율 역시 OECD 37개국 가운데 6번째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 상승세 속 변동금리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결국 금리 상승에 따라 비용부담이 늘어날 차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말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73%로 집계됐다. 이는 10명 중 7명 이상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로, 그 비중 역시 2018년 7월(74.2%)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도 국내외 금리 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금리상한형 대출 출시의 필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 윤 원장은 지난 3월 임원회의에서 "차주 측면에서 그동안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꾸준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이 적지 않아 금리상승 위험에 노출된 차주들이 많다"며 "금리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출상품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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