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근원물가 빠른 회복세··· “하반기에도 상승률 1% 상회”
24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2012년 3월(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1월 중 0%대 중반에 그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월 중 1% 수준으로 높아진 데 이어 4~5월에는 물가안정목표인 2%를 뛰어넘었다.공급 측면에서 올해 초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 농산물이나 일시적인 외부 충격으로 급격하게 가격이 오르내리는 석유류 등을 제외한 후 산출한 지수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근원물가의 경우 올 1월까지만 해도 작년 동월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달 들어서는 1.2% 급상승했다. 공급 측면과 정부 정책 영향을 제외해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다 잘 반영하는 ‘관리 제외 근원물가’의 경우 5월 기준 1.7%를 기록해 근원물가 상승폭(1.2%)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근원물가 상승은 경기회복세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곳곳에서 인플레 우려···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당초 예상과는 달리 근원물가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한은으로서는 확장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행한 재정부양책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도 빠른 경기회복과 맞물려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중기적 인플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의 물가 흐름을 보면 기저효과와 공급 측 영향이 커서 물가상승률 자체는 지금보다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기 시계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요인 또한 적지 않게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된 현 상황에서 남은 문제는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점과 횟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날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내'로 특정하며 한번 더 못 박은 만큼,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가 언급한 경제 상황의 전개 외에도 금융불균형 문제가 주요 고려사항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치적 이슈까지 감안할 경우 인상 시기는 올해 11월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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