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자 야외 ‘노마스크’…“델타 변이·새 거리두기 겹쳐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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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입력 2021-06-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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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 변이 해외 초토화, 정부는 아직 '초기 단계' 판단

  • 7월부터 백신 접종자 실외 노마스크, "너무 이르다" 우려

  • 방역당국, 29일 긴급회의 통해 서울 등 방역강화 가능성도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대규모 야외 대중음악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1'에서 관객들이 거리를 둔 채 돗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7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야외 ‘노 마스크’ 방침을 고수하기로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가 해외를 휩쓸고 국내에도 속속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으로 자칫 코로나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델타 변이 확산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지만 확산세가 가팔라질 경우 새 거리두기 단계를 좀더 촘촘히 하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7월부터 시행할 백신 접종자 ‘야외 노마스크 제도’ 등을 미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외국 상황은 델타 변이에 의해 확진자 및 전파력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면밀하게 감염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 조정이 필요하면 그때 논의해도 된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델타 변이는 190건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해 학술이나 출장, 사업, 직계가족 방문 등 특정 목적을 위해 입국하는 경우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 입국자의 확진 규모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7월부터 시작하는 ‘백신접종 야외 노마스크’ 혜택을 철회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21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한 10대 소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학교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12~15세 연령대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백신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미국이나 해외는 델타 변이의 후폭풍이 거세다.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얀센 백신은 물론 1·2차로 맞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모두 델타 변이에 취약해 백신을 접종해도 또다시 추가로 접종하는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백신을 접종해도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방역 전문가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된 성인 절반가량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고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결국 이스라엘 정부는 해제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다시 도입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델타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경고하며 백신 접종 뒤에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한다. 백신을 2차 접종까지 했다는 것만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방역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기되는 공간에 있어야 하며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하는 해외유입 확진자 역시 점점 늘고 있다. 6월 한 달만 해도 해외유입 확진자는 300명에 육박하는 등 변이 바이러스의 공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감염자들이 국내 델타 변이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7월을 ‘코로나 방역 최대의 고비’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특히 야외 노마스크는 정부가 추진하는 새 거리두기 완화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정부는 다음 달 14일까지는 수도권과 제주에서는 6명까지, 부산·광주·대전 등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8명까지만 사적모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15일부터는 수도권도 8명까지 사적모임을 할 수 있다. 시간 제한은 수도권은 밤 12시, 그 외 지역은 제한이 없다.

노마스크의 경우 정부가 이를 제어할 관리 기준이 모호한 게 문제로 꼽힌다.

얀센이나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을 1회만 접종해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실제 이들이 백신을 접종했는지 여부는 체크하기 어렵다. 경찰이나 지자체 방역 관리요원이 점검 기기 등 아직 개발되지 않은 특수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으로 점검한다 해도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을 선별적으로 점검하기는 쉽지 않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시민에 대해서도 의심되는 사람에게 그야말로 불시검문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도 점검하는 이와 점검을 당하는 시민 사이에서 불편한 실랑이가 빚어질 수 있다.

일단 정부는 코로나 확산 및 감염 유행 규모가 큰 서울에 대해서는 방역조치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9일 중대본 회의를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하는데,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3개 시·도의 의견을 취합해 방역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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