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증시, 다시 대형·성장주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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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7-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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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FOMC 이후 기대 인플레 하락…가치주, 기저효과 줄며 매력 반감"

[그래픽=아주경제]



그동안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로 경기민감주에 주도권을 내줬던 대형·성장주가 다시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에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된 점이 대형주와 성장주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된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배터리와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미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67%, 코스닥이 1.87% 오른 것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급격히 하락한 뒤 지난달까지 등락을 거듭해왔다.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로 경기민감주 또는 가치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다시 대형주와 성장주가 국내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을 시사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대형·성장주 강세 전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향후 다급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거하는 데 일부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보다 향후 이를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가파른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잠재 위협이 되지만 연준은 이번 회의를 통해 기존보다 앞선 긴축 일정을 보였고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연결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성장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며 자동차와 정보통신(IT) 업종의 강세를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만들어준 기저효과에서 벗어나는 6월 이후 성장주가 다시 희소해질 것"이라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던 가치주는 기저효과가 줄어들면서 상대적 매력이 반감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방어주' 선호를 유지하지만 차선호주로는 자동차와 IT를 제시한다"며 "현재 공급 병목현상이 정점을 지나면서 수혜 업종인 소재와 피해 업종인 자동차·IT의 위치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2분기에 코스피200은 코스피를 1.90%포인트 하회했는데 지난 4월 6일 이후로는 하회 폭이 2.43%포인트까지 커졌다"며 "글로벌 경기와 인플레이션은 장기 추세를 웃돌겠지만 강도가 약해져 3분기는 2분기와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200 외의 코스피 종목들은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데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약해지면 이들 종목의 상승 탄력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FOMC를 계기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지만 지난해와 같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전망도 나온다.

서 연구원은 "최근 경기민감주 우위 구도의 후퇴와 기술·성장주 유형의 아웃퍼폼(Outperform)이 나타났는데 인플레이션 기대감 약화로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한 것도 성장주의 우호적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연준의 태세 전환이 분명하지만 경기 여건도 개선 여지가 남았다는 것"이라며 "성장주에 대한 광범위한 선호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적 개선이 수반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대형주 유형으로 관심을 한정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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