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순항 중이던 공공재개발 대어(大魚)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상가 소유주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공공재개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가 민간재개발을 적극 추진키로 하자, 공공재개발 공모를 기다렸던 일부 지역들은 오는 9월 예정된 민간재개발 공모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2일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최조홍 부위원장은 이날 구역 해제를 주장하며 서울시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부위원장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인 '사유재산권'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재개발 대상 주민 300명 중 상가소유자 약 140명이 (흑석2구역에서) 임대소득을 얻고 있고, 상가세입자 400여명의 자영업자들은 생업의 기반을 두고 있다”며 “(공공재개발은) 400여명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공재개발 추진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공공재개발 찬성 측에서는 흑석2구역 토지면적 3만1107㎡ 중 4078㎡(13.1%)만을 가졌는데도 이들이 다수결이란 이름을 내걸고 상가 소유주를 몰아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공공재개발 단독시행을 하려면 토지소유자 3분의2 이상의 동의와 토지면적 2분의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비촉진구역인 흑석2구역은 과반수의 동의만 있으면 공공 단독시행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된다.
덕분에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동작구에 공공재개발 사업시행자(공사단독시행) 지정동의서와 공공재개발 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 구성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동의율 60.2%(309명 중 186명)를 받아 지난 2일 단독시행 신청서를 구청에 넣었다“며 "기존 도시정비법에도 3년 동안 추진위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할 경우에는 과반수 동의를 받아 (SH 등을) 사업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없던 법이 생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3구역에서도 일부 소유주들이 민간재개발 추진을 주장하며 공공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추진위가 둘로 쪼개져 있던 상계3구역은 최근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 추진 동의서를 걷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김태현 상계3구역 추진위원장은 ”(주민협의체에 들어오지 못한 추진위가) 공공재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주민들에게 보내는 안내문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믿지 말아라. 노원구청을 믿지 말아라. 이들이 진행하는 것에 반대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오는 9월 민간재개발 공모를 진행키로 하면서 공공재개발 공모를 기다렸던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더라도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 부담이 없는 민간재개발 문을 두드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추진위원장은 ”공공재개발 단독시행이 아닌 조합과 공공의 공동시행으로 가기 위해서는 조합 설립을 위한 동의율 75%를 얻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공공재개발 단독시행과 함께 막대한 임대주택 비중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있어 오는 9월 예정된 서울시 민간재개발 공모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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