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녹음해 주지 협박한 승려, 재판부 "종단 제적 정당"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진영 기자
입력 2021-07-30 09: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해당 승려, 판결 불복해 항소한 상황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같은 절 주지를 협박해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제적된 승려가 종단의 처분이 부당하다 소송했지만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박석근 부장판사)는 전 조계종 승려 A씨가 "제적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며 조계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같은 사찰 주지에게 "스님과 사무장 사이에 성관계 소리를 녹음했다"며 "종단에서 완전히 옷을 벗기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실제 녹음 파일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들의 내연관계를 의심해 유도신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주지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 동료 승려인 B씨에게 전했다. B씨 등을 통해 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다.

조계종 초심호계원은 "A씨가 종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승단 내 화합을 깨뜨렸다"며 지난해 3월 19일 제적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이후 민사 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에서 "성관계를 녹음하지도 않았고 이를 빌미로 협박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주지와의 언쟁을 녹음한 파일은 B씨에게만 공유했고 다른 사람에게 유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승려법에서 정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종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스님 같은 위선자를 더는 살려둘 수 없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협박이 맞다고 판단했다.

A씨가 녹음파일을 유포한 게 아니라는 주장에는 "녹음파일을 전송할 경우 주지에게 평소 불만을 가진 B씨가 이를 유포할 가능성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포된 내용으로 주지의 명예와 종단의 위신이 훼손됐을 것으로 보이고, 해당 사찰의 정상화 비상대책위는 주지에게 참회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며 "징계처분이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현재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