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K-뉴딜 글로벌화 이끄는 방문규 수은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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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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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이 3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기업들이 일궈낸 성과지만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조력자' 역할을 했다. 수은은 수출과 수입 거래 시 필요한 금융을 제공한다. 1금융권 중 개인 예금을 받지 않는 유일한 은행이어서 개인 소비자에게는 생소하지만, 수은은 수출 기업에는 없어선 안 될 기관이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은성수 현 위원장이 모두 행장을 지낸 기관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관을 현재 이끌고 있는 사람이 방문규 행장이다. 2019년 11월 취임한 방 행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국내 수출을 일으켜 세우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K-뉴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출 6000억 달러 재탈환...'수출 올인' 제1 목표
방문규 수은 행장이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크게 세 가지다.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디지털 혁신 등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금융 지원은 수은 본연의 역할인 만큼 방 행장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분야다. 국내 수출은 2018년 6049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5422억 달러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5128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방 행장은 수출 6000억 달러 탈환을 위한 국내 수출기업에의 전방위적 지원을 올해 제1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그는 '수출 올인' 전략을 내걸었다. 국내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올해 총 72조1000억원의 금융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올해를 'K-뉴딜 글로벌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은 점이 눈에 띈다. 국내 뉴딜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금을 대거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금융 및 산업 환경에서 뉴딜은 '미래 경쟁력'을 상징한다. 따라서 방 행장의 K-뉴딜 글로벌화 전략은 우리 경제구조가 '뉴딜 생태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뉴딜 지원 산업은 크게 7개 분야로 나눴다. △수소에너지 △풍력·태양광 △2차전지·ESS(에너지저장장치) △미래모빌리티 △5G·차세대반도체 △제약·헬스케어 △디지털·콘텐츠 등이다. 이들 산업에 올해 5조원을 시작으로 10년간 총 80조원을 지원한다.

최근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1000억원을 출자한 것은 이 일환이다. 유럽 1위 해상풍력 강국인 영국의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대출 450억원을 지원하고, 현지 법인에는 100억원을 지분 투자하기도 했다. 앞서 방 행장은 지난 상반기 뉴딜산업 현장을 잇따라 찾아 자금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수주산업 재도약...첫 해외출장 중동서 '성과'
방 행장의 '수출 올인' 전략의 두 번째 과제는 '수주산업 재도약'이다. 지난 6월 방 행장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을 방문했다. UAE에선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와 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협력 협약을, 요르단에선 주택무역은행과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을 맺었다. 지난 10년간 수출이 반토막 난 중동 수출을 살리기 위해 2019년 11월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지를 중동으로 정했다.

최근 해외 플랜트시장의 트렌드는 '선금융, 후발주'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이 타국 기업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수주 경쟁을 펼치려면 금융 조달 여부가 중요하다. 이번 협약으로 국내 기업이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회복도 '수출 올인'을 위한 주요 과제다. 방 행장은 중견·중소기업이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올해 29조원 대출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대비 7.4%(2조원) 증액한 규모다. 또 벤처·창업초기 중소기업의 수출을 촉진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한도 500억원을 신설했다. 정부 부처와 협업해 수출성장기업을 발굴하고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방 행장의 이러한 전략으로 올해 국내 수출 6000억 달러 달성 기대는 커지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올해 초 수출 6000억 달러 탈환 목표를 내세웠을 때만 해도 목표 달성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우리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어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출은 역대 최대인 30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57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SG경영 로드맵...2030년까지 ESG 대출 180조원 공급
ESG경영 역시 방 행장이 올해 추진하는 핵심 전략이다. 친환경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대출 지원 시 ESG 기업을 우대해 ESG 가치가 국내 산업에 뿌리내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수은 내부적으로는 반부패·청렴경영 인프라를 지속 점검·개선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힘쓴다.

방 행장은 이달 1일 국내 국책은행 중 처음으로 ESG경영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ESG 대출 180조원을 공급하고 ESG 채권 200억 달러를 발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기관 탄소 배출량도 50% 감축한다. 또 △ESG 품목 기반 지원 △ESG 성과창출 지원 △중소·중견기업 ESG 활성화 등 3대 원칙 아래 '지속가능성장 촉진 프로그램', '글로벌 탄소중립(Net-Zero) 촉진 프로그램', '수출초기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 등 10개 ESG 금융 프로그램을 지정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ESG경영 전담 부서인 'ESG경영부'를 신설했다.

디지털 혁신에도 나선다. 방 행장은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사업계획에서 데이터 기반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을 연내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량여신은 자동 심사하고, 비우량 여신은 시스템 결과를 활용해 추가 심사하도록 해 심사를 정교화하는 동시에 직원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 및 해외온렌딩 온라인 플랫폼 등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를 구축한다. 7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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