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인 광화문 청진동·수송동 일대 대형 빌딩 지하공간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거대한 보행길이 조성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로구는 최근 신청사 지하부와 현재 임시청사로 활용하고 있는 대림빌딩(수송동) 지하부를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로구는 대림빌딩 옆에 있는 코리안리 빌딩 지하부도 향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6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KT빌딩과 D타워 지하 1층, 종로구청과 청진공원을 잇는 길이 240m, 면적 2827㎡ 규모 지하보행로가 열렸다. 종각역~그랑서울~타워8빌딩 지하 1층을 잇는 보행로(약 350m, 면적 900㎡)도 개통됐다.
현재 서울시는 광화문 지하도로에서 청진공원 하부를 통과해 그랑서울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55m, 유효 폭 6m의 지하도로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종로구 신청사와 대림빌딩·코리안리 빌딩까지 지하보행로로 연결되면, 기존 청진동을 횡(橫)으로 가로지르는 지하보행로가 종로구 신청사를 중심으로 수송동까지 종(縱)으로 연결돼 거미줄처럼 촘촘한 지하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비가 오는 날에 우산 없이도 광화문역에서 내려 구청에서 민원서류를 발급받은 뒤 디타워에 들러 식사를 하고, 종각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신청사, 대림빌딩 지하 연계 계획은 서울시 도계위에 이미 제출됐고, 코리안리 빌딩 연결안은 구의회 승인 후 시에 상정할 계획"이라며 "문화재 작업 때문에 한 차례 보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문화재 발굴조사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한 뒤 이달께 재상정할 계획"이라며 "지하부를 연결한 공공보행로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근린시설이나 청년들의 창업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빌딩 지하부가 통합 개발되면 역사성이 깊은 종로의 분위기는 살리면서 대형 건물의 접근성과 편의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은 7만여명이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이용승객(8만5000여명)과 합치면 이 일대 유동승객만 15만5000명에 달한다. 특히 이 일대는 디타워, 그랑서울, 타워8 등 서울을 대표하는 대형 빌딩이 많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형 빌딩의 지하부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개발방식은 대중교통의 편의성과 보행의 질을 개선하면서 도시 전체적인 활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단순히 보행로를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행의 흐름과 공간의 기능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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