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법, 운명의 날···의료계 “통과 땐 현장 대혼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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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1-08-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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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인 잠재적 범죄자 취급, 특단 대책 불사”

수술실 CCTV법 부결을 촉구하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수술실 내 CC(폐쇄회로)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심의를 앞둔 가운데,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3개 단체는 30일 해당 법안에 대해 “국민건강권 수호와 의사 진료권 보장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불사할 것”이라며 “통과 땐 의료현장 대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를 개최하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에 앞서 의료계 3개 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소수의 비윤리적 일탈 행위들을 근거로 대다수의 선량한 의료인 모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감시한다면, 이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3개 단체는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해 영상 자료만으로 환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법적·행정적 통제만으로 음지에서 자행되는 다양한 비윤리적 행태를 근절할 수 있다는 관념은 철권통치를 지향하는 강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안이 의사들로 하여금 수술을 기피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벌어질 부작용들은 의료현장의 대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국회가 올바른 판단을 바탕으로 의료환경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해당 법안을 부결하고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하며 “이 법안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 헌법소원 등을 제기해 법적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정부와 국회는 사태를 정확히 판단해 국민의 건강권이 더는 위협받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지 않도록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수술실 CCTV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23일 관련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 25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통과했으며, 이날 오후 5시 예정된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의료법 개정안은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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