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9일 기상청, 경북대학교와 지진대응체계 고도화를 목표로 소방청, 우정사업본부, 해양경찰청 등 전국 단위의 인프라를 갖춘 공공기관들과 손잡고 소형 지진감지센서 설치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SKT와 기상청, 경북대 초연결융합기술연구소는 지난해 전국 SKT 기지국과 대리점 등 3000여곳에 소형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기상청의 지진관측망과 연동해 지진 연구와 대응을 위한 '지진감지 네트워크'를 시범 구축한 바 있다. 이를 연말까지 전국 8000곳으로 확대한다.
소형 지진감지센서는 기상청의 정밀 센서와 달리 중규모 이상 지진의 진앙지 인근 진동만 감지할 수 있어 조밀한 관측망이 요구된다. SKT는 기존 설치 규모의 2.7배에 달하는 이번 센서 확대 구축을 마치면 10㎢당 3~4개의 센서가 설치돼 전국 단위의 지진 감지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치 규모 확대는 지진 탐지망의 조밀도를 대폭 향상해 오탐지 최소화 연구 등 국가 지진대응체계 고도화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전국의 시 단위 총괄국과 동 단위 창구국 등 1600여곳 우체국에 1900여개의 센서를, 해양경찰청은 해안가 인근의 파출소와 출장소 330여곳에 센서를 설치했다.
특히 최근 2년 내 발생한 한반도 지진의 40% 이상이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해양경찰청 시설에 구축한 지진감지센서는 한국 근해 지진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SKT는 소방청과 전국 각지에 위치한 119안전센터, 지역대 2600여곳에 소형 지진센서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SKT 기지국에 설치된 센서는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 위주로 분포돼 있다. 인구밀도가 낮은 읍·면·동 단위 외곽 지역에는 우체국 설치물량 등 소량의 센서에만 의지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SKT는 전국에 고르게 위치한 소방청 덕분에 전국 단위의 촘촘하고 고른 지진관측 연구 네트워크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119안전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소방청의 인프라를 활용해 지진 재난 대비 연구에 기여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감지센서 확대 설치를 통해 관측자료를 보강하면 진도 정보가 상세해지는 것은 물론, 지진 조기경보 시간 단축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상청은 소형 지진감지센서를 통해 확보한 진동 데이터를 기상청의 전국 정밀지진관측소 338곳의 관측 자료와 비교해 지진 분석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향후 지진정보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SKT와 기상청, 경북대학교는 민·관·학 합동으로 이뤄지는 소형 지진감지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가 학술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지진동(지진에 의해서 지반에 생기는 진동) 데이터의 무선 통신망을 이용한 대규모 상시 수집 체계같이 고정된 위치에서 대량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는 아직 체계적으로 이뤄진 적이 없다. 건물이나 유동인구 등에 의한 지진동 영향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통신 인프라와 전국 곳곳에 위치한 공공기관을 기반으로 확보하는 지진동 빅데이터는 향후 관련 기술의 개발과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순 SKT 인프라 밸류 혁신 그룹장은 "대한민국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활동에 정부와 공공기관, 경북대학교와 힘을 모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통신사가 보유 중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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