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과 영국 컨설팅업체 WPI 이코노믹스는 '넷 제로를 위한 연결 : 디지털 기술을 통한 기후 위기 해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5G와 IoT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제조, 운송, 농업 핵심 영역에 적용하면 영국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연간 4%까지 줄일 수 있다. 이는 약 1740만톤(t)에 해당하는 규모로, 영국 북동부 전체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보고서는 도시의 경우 디지털 기술로 교통 부문에서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절감(87%)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농촌에서는 농업에서 약 38%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보고서는 도시 교통에 5G와 IoT를 도입해 텔레매틱스 서비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면 배달 업체가 더 짧은 경로를 계산하고, 차량 공회전 시간을 줄이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료 사용량을 감축해 연간 93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한다. 약 200만대의 차량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한 규모다.
인공지능(AI), 머신 러닝, 스마트 빌딩 솔루션을 도입하면 공장 생산 라인의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60만대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해당하는 연간 330만t 줄일 수 있다.
최근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보다폰은 오는 2030년까지(영국에서는 2027년) 전 세계 사업장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40년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전 세계에서 넷 제로(이산화탄소의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다폰은 현재 유럽 전역에서 소비하는 송전망 에너지의 100%를 풍력, 태양열, 수력 등 재생 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는 오는 2035년까지 넷 제로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도이치텔레콤은 최근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는 탄소 발자국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의 차이나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과 40만개 5G 기지국을 공동 구축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70억t을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이동통신사도 환경 문제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3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지구 건강 탄소 다이어트 캠페인'을 실시했다.
종이 청구서를 이용하는 통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휴대전화·이메일 청구서로 변경하도록 유도해 종이 청구서 제작·배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캠페인이다. 종이 청구서를 전자 청구서로 변경하면 매월 약 4만2000 그루의 나무를 지키는 효과가 있다.
SKT는 3G와 LTE 장비 통합·업그레이드로 약 53%의 전력 사용량 절감 효과를 내는 '싱글랜 기술'로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2월 한국전력공사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인증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해 RE100(2050년까지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을 이행하고 있다.
KT는 저효율 네트워크 장비 교체, 운영 최적화 등으로 지난해 온실가스 4만t을 감축했다. 지난 6월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인 3GPP가 주최하는 5G-어드밴스드 워크숍에서 5G 네트워크의 전력 절감 기술을 제안했다.
LG유플러스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7년 연속 선정됐다. 용산사옥, 마곡사옥, 평촌메가센터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산간,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LTE 기지국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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