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절대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는 걸 보여주겠다.”<황젠신 감독>
“항미원조에서 중국이 어떻게 싸워 승리했는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쉬커 감독>
“항미원조는 정의로운 전쟁이다. 우리 문앞까지 침략한 타인에 맞서 조국을 수호한 것이다.” <첸카이거 감독>
30일(현지시각) 개봉하는 영화 ‘장진호(長津湖)’에서 메가폰을 잡은 중국 스타 감독들이 밝힌 영화 제작 의도다.
영화 장진호는 중국군이 참전한 6·25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국경절 연휴에 맞춰 중국은 영화 장진호를 적극 띄우며 미·중 갈등 속 애국주의를 고조시키고 내부 단결을 노리고 있다.
'미군 침략' 맞서 승리한 장진호 전투···대미항전 의지 고조
영화 장진호는 1950년 11월 개마고원 인근 장진호 일대에서 벌어진 미군 제10군단 예하 1해병사단과 중공군 제9병단 예하 7개 사단간 전투를 다뤘다.당시 미군은 12월 11일까지 2주간에 걸쳐 철수 작전을 전개한 끝에야 비로소 중공군의 겹겹이 에워싼 포위망을 뚫었다. 미국 해병대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로 꼽힌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를 '미군의 패전'이라고 규정하며, 상감령(上甘嶺) 전투, 금강천(金剛川) 전투와 함께 중국군이 6·25전쟁에서 미국군에 선방한 3대 전투로 선전한다.
중국은 6·25전쟁을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기 위해 중공군이 참전했단 뜻으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 부르는데, 장장 176분간 이어지는 영화는 철저하게 이러한 중국인의 시각에서 장진호 전투를 담았다. 특히 선진 무기로 무장한 미군의 침략에 구식 무기로 맞서며 조국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영화 '금강천'에 이은 또 하나의 항미원조를 다룬 중국 영화다. 최근 미·중 갈등 속 중국은 대미 항전 의지를 내비치고 내부 단결을 공공히 하려는 듯 잇달아 항미원조 관련 영화를 개봉하고 있다. 다만 영화 금강천은 박스오피스 10억5000만 위안에 그치며 흥행엔 실패했다.
이 영화는 앞서 우리나라에서도 '1953 금성대전투'라는 제목으로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중공군을 영웅화했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며 결국 극장 상영이 철회됐다.
제작비 2380억원, 엑스트라 7만명···역대급 전쟁 블록버스터
반면, 영화 장진호는 개봉 전부터 화제다. 중국 당중앙선전부가 주축이 돼 제작한 영화로, 총 투자액만 13억 위안(약 2380억원)을 들였다. 중국산 영화 중 전례 없는 거액을 들여 만든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천카이거(陳凱歌), 쉬커(徐克), 린차오셴(林超賢), 중국 스타 감독 3인이 함께 메가폰을 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유랑지구', '전랑' 등 중국 흥행보증 수표로 불리는 배우 우징(吳京)이 주인공을 맡았다. 전 세계 40여개 특수효과 업체, 촬영팀이 7000여명, 엑스트라 배우만 7만명이 영화 제작에 동원됐다.
개봉 전부터 장진호 영화 예매 열기도 뜨겁다. 30일 0시 현재 예매액만 1억28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 올해 국경절 영화 예매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데이터제공업체 덩타는 영화 장진호의 예상 박스오피스를 35억~48억 위안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한 데이터 플랫폼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권일보를 통해 영화 장진호 박스오피스 매출 50억 위안이 기대된다고 했을 정도다.
최근 중국 내 애국주의 열풍 속 영화 장진호가 앞서 여름방학과 중추절(추석) 연휴 성수기에도 저조했던 중국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기대된다. 지난 27일 기준 올해 중국 영화 누적 박스오피스는 345억 위안으로, 코로나19 이전의 2019년 같은 기간(472억 위안)에 비해 약 127억 위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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