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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방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가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조정하면서 야기된 반도체주 피크아웃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으면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는 꾸준한 우상향을, SK하이닉스는 연말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21%(900원) 내린 7만32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종가가 7만77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거래일 동안 5.79%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2.91%(3000원) 내린 10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0만원 선 붕괴가 목전에 다가온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달 27일 종가는 10만4500원으로 이날 대비로는 4.30% 하락했다.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한 주간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30조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달 27일 463조8521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이날 436조9881억원으로, SK하이닉스는 76조762억원에서 72조8002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들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한 배경에는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가이던스 하향조정이 자리한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9~11월 매출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가이던스는 74억5000만~78억5000만 달러로 컨센서스(84억9000만 달러)를 10억 달러 가까이 밑도는 수치다. 마이크론은 부품 부족과 IC칩 부족을 가이던스 하향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가이던스 하향 조정은 외국인의 국내 반도체 기업 순매도로 이어졌다. 외국인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나흘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사흘간 순매도한 금액은 5204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이 1조4814억원임을 감안하면 16거래일 동안 순매수한 금액의 35%가량을 4거래일 동안 쏟아낸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달리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SK하이닉스는 내년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다른 반도체 경쟁사에 비해 양호함은 물론 내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된다"며 "마이크론과 달리 주요 부품을 내재화하고 있어 생산량 감소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스마트폰 등 3개 사업이 동시에 개선될 전망인 만큼 메모리 시황에 관계없이 지금부터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4분기부터 실적이 둔화되면서 내년 2분기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메모리 가격 하락 사이클 때문이지만 구간은 짧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만 마무리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재차 상승 사이클로 전환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SK하이닉스 주가가 D램 가격을 6개월 이상 선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1~12월부터 매수할 필요가 있다.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 관련 승인이 마무리되고 연말 메모리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는 시점부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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