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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옥죄는 은행들, 기업대출로 수익성 제고 활로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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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0-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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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의 한 거리에 설치된 ATM. [연합뉴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옥죄기 수위를 높이자 은행권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기업대출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4.88%인데, 기업대출의 경우 8.01%까지 치솟았다. 은행권은 알짜 중소·중견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621조7423억원으로 지난해 말 575조6283억원과 비교하면 8.01% 증가했다. 전월 말(616조192억원) 대비로는 5조7000억원 이상 늘었다. 기업 대출 증가는 중소기업 대출이 견인했다. 대기업 대출이 3.5% 늘어나는 동안 코로나19 피해에 더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은 8.7% 뛰었다.  

당국에서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조이자 대출 성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은행권이 자구책으로 기업대출을 택한 것이다. 기업대출은 당국에서 은행별로 기업대출 비중을 51~57% 선에서 맞추라고 주문한 바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주요은행은 내년까지 기업대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주요 타깃은 우량한 중소기업, 중견기업이다. 이미 주거래 은행이 정해진 대기업은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기업 고객을 확보하면 임직원을 개인 고객으로도 유입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따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외식업 자영업자 금융서비스 지원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외식업 자영업자의 안정적인 사업기반 마련을 위한 '첫 내 가게 마련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우아한형제들의 추천서를 발급받은 자영업자에게 우대금리 0.3% 포인트와 대출한도를 추가 지원해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ABLY)와 온라인 셀러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이블리의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신한퀵정산대출'의 온라인매출 선정산을 통해 유동성자금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청년창업가들에게 실질적인 금융서비스 지원을 통한 청년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청년창업 네트워크 프리즘과 '청년창업 상생협력 금융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업대출 활성화를 위해 B2B 사업자와 손잡기도 했다. 이 경우에는 한번에 여러 기업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100% 비대면 기업금융'을 목표로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1.97%(723억원 규모)를 취득하며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더존비즈온은 기업 업무를 통합관리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 분야 강자로 꼽히는 만큼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파른 기업대출 증가는 향후 부실화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작은 시장 충격에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진행 중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부작용이 한번에 터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채권 발행 부담이 당장에는 낮아졌으나 향후 정상화를 대비한 자금 확보 수요는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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