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정부가 내년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TSMC의 신규 공장 비용의 최대 절반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미·중 무역 갈등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공급망 혼란 사태가 발생하자, 반도체 부품은 국가 전략 자원에 가까워졌다. 일본 정부 역시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기업 유치전에 나섰다. 이에 따라 TSMC는 내년 중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연구소와 생산 공장 단지 건설 계획을, 마이크론은 지난 20일 일본 히로시마현에 D램 공장을 신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공장 유치를 위해 이들 업체에 보조금 지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모토현에 들어설 TSMC 신공장의 경우 일본 정부는 투자액의 절반인 5000억엔(약 5조158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내부에선 정부의 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키가와 도시아키 간사이대학교 명예교수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보조금이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일본은 WTO에 제소당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일본) 정부는 모든 국가들이 보조금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지원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미국과 EU 역시 자국의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기업에 대해 52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재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의회는 지난 6월과 7월 '미국 내 반도체생산법(CHIPS for America Act)'과 '아메리칸 파운드리 법안(American Foundries Act)'을 연이어 제정했다.EU 역시 미래 전략 산업 계획을 발표하고 1450억 유로를 투자해 현재 10% 수준인 세계 반도체 공급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까지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8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조 위안의 예산이 투입되는 '반도체 굴기' 전략을 발표했고, 이 결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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