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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에 이어 대형 증권사 등이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사상 최고 실적 달성 여부 및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주식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증권사마다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상태여서 연간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3분기 부진에도 상반기 호실적 바탕 연간 '최대 실적' 전망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이들 9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3조683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203억원보다 74.09%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외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양호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NH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42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5014억원)보다 48.09% 늘었고 KB증권의 실적 역시 같은 기간 3385억원에서 5433억원으로 60.50% 증가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투자(43.03%)를 비롯해 한화투자증권(153.88%), 하이투자증권(51.46%) 등 현대차증권(9.28%)을 제외한 8개 증권사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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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3분기 실적만 보면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조31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조1078억원보다 0.21% 늘었다.
수치만 보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부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로 인한 지분법 이익 등으로 지난해 2588억원에서 올해 6201억원으로 139.61% 급증했다.
이를 제외한 8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7.21% 줄어들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순이익은 44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275억원보다 65.02% 감소했고 KB증권(1689억원)과 NH투자증권(2146억원)도 각각 19.46%, 10.47% 줄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증권사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10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1% 감소했는데 개인 매매 비중은 70.4%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며 "주식시장의 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시가총액 및 회전율 하락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신용융자잔고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 영향·역기저효과 등 영향 내년 실적 부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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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상반기까지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악화된 업황은 올해 4분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4분기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음 달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노력의 영향으로 거래대금 하락이 예상됐지만 지난달부터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고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채권 평가손익 악화 부담이 연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연간 순이익이 올해 6조174억원에서 내년 4조7707억원으로 20.7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업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는 과거 강세장이 종료된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진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이클에서는 2012~2014년의 사례와 유사한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고성장으로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부진을 방어했던 2016년이나 2018~2019년과 달리 내년에는 강화된 규제로 실적 부진을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별로는 한국금융지주가 올해 1조6047억원, 내년 1조463억원으로 34.80% 감소하지만 2년 연속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조8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은 내년 9121억원으로 15.5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도 연간 순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증시 환경의 역기저효과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를 감안하면 연간 감익이 불가피하다"라며 "주식시장과 거래대금 흐름에 연동되는 이익 구조를 감안하면 실적 또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권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축소 가능성에 따라 내년 거래대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에도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으나 코로나19 충격으로 주춤했던 IB 부문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도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형 IPO와 회사채 인수 업무 등 주요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IB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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