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형석 삼정KPMG 회계법인 파트너가 아주경제 자본시장부를 만나 한 말이다. 아주경제는 지난달 9일 '4대 회계법인 릴레이 인터뷰' 코너의 주인공으로 진형석 파트너를 선정,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소비량이 폭증하며 데이터센터 수요도 함께 늘었다"며 "아직 거래가 많진 않지만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이고, 조만간 물류센터처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망을 뒷받침할 만한 상징적인 사건이 최근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애플을 꺾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이다. '한물 간 기업'으로 평가받았던 MS는 '클라우드'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오랜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 초 대비로 주가는 50% 넘게 올랐다. 시총 3000억원 기업이 아닌 3000조원 짜리 기업의 주가가 50% 이상 상승한 것이다.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내년부터 그 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진 파트너는 "데이터센터는 인허가를 받고, 실제 착공에 들어간 이후 완공해야 비로소 공급이 늘어난다"며 "지금 개발 사업에 뛰어든 자금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도 수익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 주류"라며 "통신사들이나 대기업 계열사 아닌 전문 투자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 거래가 많진 않지만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이고, 조만간 물류센터처럼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데이터센터는 임차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에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기도 용이하다. 진형석 파트너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핵심 임차인은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 구글과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 Cloud Service Provider)가 될 것"이라며 "물류센터나 오피스와 마찬가지로 선도거래, 리츠 또는 부동산 펀드 편입, 데이터센터 전문 신설 리츠 설립 등 다양한 형태로 조만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지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데이터센터 붐은 당분간 수도권의 접근성 높은 지역에 국한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개별 입지와 관련해 △전력(용량 및 이원화가능여부, 변전소 거리) △접근성(Retail고객 및 인력수급측면) △통신회선 △임차인 선호도 등을 두루 만족해야한다. 그는 "열 관리를 위해 극지방 등에 데이터센터를 두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관리 필요성 등으로 접근성이 중요하기에 선호하는 지역이 국한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 통신사 등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기업들이 직접 소유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하는가?
-기존 데이터센터 시장은 통신사와 LG CNS, 삼성 SDS 등 대기업이 주요 플레이어다. 다만 최근에는 전문 투자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물류센터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도 수익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모든 데이터의 총량을 뜻하는 글로벌 데이터스피어(Global Datasphere)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7%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데이터량이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늘며 이를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아직 거래가 많진 않지만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이고, 조만간 물류센터처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대형 데이터센터의 핵심 임차인(anchor tenant)는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 구글과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될 것이며, 자산의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물류센터나 오피스와 마찬가지로 선도거래, 리츠/펀드 편입, 신설 리츠 설립 등 다양한 형태로 거래 시장이 조만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입지 자체가 수도권의 접근성 높은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제약 요인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통신 연결이 모두 중요하다. 이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접근성까지 좋은 토지는 사실 찾기 어렵다. 현재 진행되는 데이터센터 개발사업들이 '퍼스트웨이브'라면, '세컨드 웨이브'는 외곽에서 진행될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입지 조건이 궁금하다
데이터센터의 입지는 고객 접근성 및 인프라 우수성으로 수도권 권역에 약 70%가 집중되어 있다. 개별 입지에 있어서는 △회선 △전력(용량 및 이원화 가능 여부, 변전소 거리) △접근성(리테일 고객 및 인력수급측면) △임차인 선호도 등이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주요 권역 중 가산권역에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가 있다.
네이버라던가 구글, AWS 등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해서 클라우드 서비스 영위하는 회사들은 비교적 자신들의 전략에 맞게 입지를 정할 수 있다. 일부의 경우, 열 관리를 위해 극지방 등 냉각 효율이 높은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두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주요 개발 지역을 보면 알지만,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둘 임차인을 구해야 하기에 그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관리 필요성 등으로 접근성이 중요하다.
△상업용부동산 중에서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섹터가 어딘가
-내년에도 큰 변화가 없다면 여전히 물류센터, 데이터센터가 각광 받을 것이다. 만약 둘 중 하나만 꼽으라면 데이터센터다. 지금 개발 사업에 뛰어든 자금들이 많기 때문에 인허가 받고 실제 착공해서 공급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이 내년부터라고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가장 각광을 받은 섹터는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다. 물류센터의 경우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향후에도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지, 시장 추이는 어떻게 예상하는지 말씀 부탁한다.
-물류센터는 이커머스와 직접 연관이 있다. 이커머스는 2020년 기준으로 직전 3년간 연평균 20% 성장을 거듭해 왔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현재로선 이커머스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은 건설, 인허가 기간이 필요해서 리드타임(lead time, 제품 생산 시작부터 끝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이커머스의 성장에 핵심 인프라인 물류센터의 공급은 리드타임 상 급격한 수요의 상승 추세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한 물류센터 관련 인허가 규제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소방법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시설 노후 문제도 있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현대식 시설이 아직 부족하다. 기존 물량의 50% 이상이 노후화돼 대형의 최신식 물류센터에 대한 갈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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