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전문가에 묻다 ⑥플랫폼] 이정훈 삼일PwC 파트너 "재무실사, 기업의 잠재력을 살펴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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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12-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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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삼일PwC 파트너 [사진=삼일PwC]

 
"최근 이뤄지는 재무실사는 회사의 재무상태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부분은 없는지, 인수 이후 개선할 영역은 어디인지도 살펴보는 추세입니다. 기업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마진율이 저조한 곳은 어디이며 개선시킬 부분은 없는지 등을 다양하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삼일PwC 본사에서 만난 이정훈 파트너는 인수합병(M&A) 과정의 실사 업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파트너는 삼일PwC에서 다양한 국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FDD 업무를 수행해왔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의 엘캐털톤(L Catterton Asia), ICG, 한앤컴퍼니, 어펄마캐피탈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인수 자문을 맡은 바 있다.
 
회계법인의 재무실사(Financial Due Diligence, FDD)는 기본적으로 M&A 과정의 핵심인 '가격'의 뼈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M&A 실사의 경우 매각 측이 거래 대상인 회사의 사업계획과 그에 기반한 조정 에비타(Normalize EBITDA)를 제시하며 시작된다. 실사 과정에서 인수자가 꼭 알아야 할 요인들이 EBITDA 조정 과정에서 빠지진 않았는지, 혹은 향후 부채로 처리될 수 있는 항목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기본적인 순서다. 우발채무나 장기퇴직급여 등 은행 차입 이외의 다른 부채성 항목들을 들여다 보게 된다.
 
자산과 부채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업 흐름에 대해서도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파트너는 "사업, 고객군, 제품 등등을 다 구분해서 흐름을 보면 매각 측이 제시한 사업 계획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며 "인수 대상이 과거 10%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사업별로는 20% 성장한 부문과 1% 성장한 부문이 구분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매각 측이 과거 전체 매출 추세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평가한 것을 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M&A 실사의 경우 이보다 더 적극적인 영역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이 파트너의 설명이다. 가격을 조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업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발견하는 영역까지 실사를 통해 찾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PE)들의 M&A가 활발해지며 이러한 실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일반 기업의 경우 시장 확장이나, 시너지 창출을 고려해 다소 무리한 가격에도 M&A를 진행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러나 수익 창출이 목적인 PE의 경우 실사를 통해 개선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파트너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PE는 (M&A를 통한) 수직계열화나 시장 재편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고려하지만 우선적으로 현재 상태의 비효율성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며 "실사 과정에서도 과거 사업 흐름을 사업부 및 제품군 등으로 구분/분석하여 왜 특정 부분은 성장하지 못하는지, 적자를 보고 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고 말했다.
 
재무실사의 성격이 달라지며 삼일PwC 역시 이전보다 적극적인 통합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딜의 완수는 물론 실질적인 가치창출을 위한 VCiD(Value Creation in Deals)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실사 과정에서 수행한 분석에 근거하여 전략/영업/회계/세무/Exit plan 측면에서 가치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을 도출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효율성 극대화 방안을 제시하여 궁극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증대시킬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이 파트너는 "PE들의 경우 펀드가 청산되는 4~6년의 시간 동안 회사 가치를 키워서 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어떻게 가치를 키울 것인지 실사 단계부터 고민이 필요하다"며 "한 팀으로 전략부터 영업, 회계, 세무까지 가치창출을 위해 통합적으로 함께 자문하겠다는 것이 VCiD"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정훈 파트너와의 일문일답.
 
△수행하셨던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로 인수합병(M&A)에서 실사, 가치평가를 주로 많이 한다. 특히 해외 글로벌 기업이 국내 투자를 들어오거나, 국내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를 많이 담당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으로는 PwC 고객인 Delivery Hero, Estee Lauder, Aptiv 등을 위해 국내 회사를 인수하는 딜에 많이 참여했다. 국내 주요 고객은 국내 대기업 중 삼성 그룹, 특히 전자그룹 쪽을 많이 맡아 왔다. 이런 기업들이 인수 또는 매각했던 업무로는 배달의 민족 매수실사, 요기요 매각실사, 해브앤비 인수실사, KUM 인수실사, 삼성 SDC의 쑤저우 자회사 회계재무자문 등이 있다.
 
PE 중에서는 미드캡 쪽을 주로 해 오다 최근 대형 LBO(leveraged buy out) 펀드로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예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의 엘캐털톤(L Catterton Asia), 어파마캐티탈(구 SC PE) 등을 위한 실사 위주에서 최근 한앤컴퍼니를 위한 실사도 2-3년 전부터 수행 중에 있다
 
크로스보더 업무가 많다 보니 국내, 삼성그룹 등 대기업이 아웃바운드로 나갈 때, 혹은 글로벌 기업들 예컨대 로레알이라던가 앱티브 그런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참여하는 크로스보더 성격의 업무를 주로 했다고 보시면 된다.
 
△실사를 할 때 무엇을 주안점으로 보는지?
 
-가격이다.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 무엇인가를 주안점으로 본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외국의 경우 대부분 딜의 형식이 이렇게 이뤄진다. 매각하고자 하는 회사의 사업계획서를 주고 그 회사의, 저희가 노멀라이즈라고 하는 조정 에비타(Normalize EBITDA)를 준다. 현 시점에서 유사기업이 어디가 있는지 찾아서 그 시장가치를 배수(멀티플)을 곱하거나, 아니면 DCF(현금흐름할인법) 방식으로,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할인율을 정해서 밸류에이션을 측정하게 된다. 이렇게 매각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 조정에비타를 바탕으로 양 측이 구속력 없는(넌바인딩) 합의가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실사가 시작된다.
 
실사가 시작되면 조정에비타의 각 항목들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가 있다. 매각 측이 제시한 부분이 인수 측이 알아야 될 부분을 다소 공격적으로 빼낸 상태는 아닌지 인수자 입장에서 발생하지 않을 조정사항인지를 검토하게 된다. 또한 인수 측은 에쿼티(Equity)를 사는 거니까 부채를 빼야 하는데, 이 부채가 일반적인 은행 차입금 외에도 다른 부채성 항목들이 있다. 우발채무도 있고, 장기퇴직급여 등도 있다.
 
이런 항목들을 다 들여다 봐야 한다. 또 세일즈, 고객군, 제품 등등 다 구분해서 흐름을 보다 보면 매각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과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올 수 있다. 과거에 10% 성장했다고 제시했지만 사업별로 잘라서 보면 20% 성장한 부문, 1% 성장한 부문이 있고 고객군이 다 사라진 곳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엔 매각 측이 과거 전체 추세로만 밸류에이션을 한 것을 조정해야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매각 측 DCF나 멀티플에 대해 실사 결과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게 되고.
 
△과거와 최근 실사의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요즘 실사는 과거처럼 자산/부채에 대한 상태 체크하듯이 하지 않는다. 그런 실사는 정산 시 일부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고. 요즘엔 말씀드린대로 조정에비타를 찾고 가치평가 밸류에이션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 다음에 그 기업의 개선할만한 요인들을 찾아본다.
 
저희가 하는 실사는 밸류에이션의 전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벨류에이션에 필요한 정보들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DCF 모델을 짜거나 멀티플을 뽑을 때 적정 에비타가 얼마냐, 이런 근거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실사다.
 
최근 실사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회사 자체가 현재 비효율적인 부분은 없는지도 검토하게 된다. 성장(업사이드)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결국 실사는 기본적으로 양 측의 가격에 대해 어느 쪽이 합리적이냐는 근거를 줘서 가격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그 후 이뤄지는, 저희가 정산 실사라고 부르는 실사에서는 가격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정산하여 거래를 마무리 짓는 역할도 한다.
 
△M&A에 있어서 PE와 일반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기본적으로 대기업은 시너지를 중요시한다. 규모의 경제, 신기술의 획득 또는 원가 절감을 이뤄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서라도 인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사모펀드는 어떻게 보면 운영하는 동안에 효율성 개선, 이런 것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밸류체인이라든가, 또는 사업 확장성. 아니면 어떤 비효율성이 있는 대상을 찾아낼 수 있는 통찰력이 중요하다.
 
회사는 시너지가 있어서 가격을 높게 줄 수 있지만, PE는 돈을 빌려서 수익을 내는 구조이다. PE의 경우 Bolt-on도 주요 전략이긴 하나, 이 역시 펀드의 가치 증대의 일환으로 궁극적으로 펀드 존속기간 동안의 가치 극대화가 목적이며, 이에 따라 인수 시 현재(AS-IS) 상태에서 비효율성이 무엇인지 보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래서 실사에서도 최근 추세에 더해서 과거의 사업 흐름을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뒤 이 부분은 왜 성장하지 못하는 건지, 왜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가 어떤 비효율성 때문인지 본다. 만약 개선이 어려운 펀더멘탈한 요인 때문이라면 떼어서 팔아야 한다. 효율성 개선이 안 되면 팔아서 전체 에비타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실사의 주안점은 세 가지다. 실사할 때 첫 번째는 인수가격에 대한 뒷받침. 두 번째는 인수 이후 업사이드 부분에 대한 파악. 세 번째는 인수 이후 독립적 회사로 잘 운영되기 위해 PMI(Post-Merger Integration) 측면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냐. 이 세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삼일PwC는 자문에 있어서 VCiD(Value Creation in Deals)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설명을 부탁한다.
 
밸류크리에이션이라는 건 외국에서 2년 전 쯤부터 시작이 됐다. 인수 이후에는 보통 PE쪽에서 리드를 하고, 저희는 그 이전에 가치평가, 실사로 가격에 관여하게 되는 역할이다. 인수 이후에 PMI 측면에서 역할을 하는 부분은 회계 계정을 통합하거나, 회사 시스템을 합치는 것 정도였다.
 
일반적 기업들은 통합하자마자 시너지가 발생한다. 단순 비용을 줄이는 측면도 있고, 시장이 두배로 늘어서 원자재 살 때 구매력이 늘면서 협상력이 생긴다던지, 그래서 단가 하락으로 인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
 
반면 PE들은 상대적으로 싼 금리의 자금과 자기 펀드의 자금을 통해 인수를 하게 되고, 인수한다고 해서 바로 시너지가 나올 부분이 없다. 결국 펀드 만기 내의 4~6년 동안 회사 밸류를 키워서 펀드 청산 이전에 엑시트(exit)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으로 돌려줘야 한다. 그 뒤 새 펀드를 열어서 이걸 반복하는 방식이다.
 
즉 4~6년의 기간 동안 구체적 계획을 세워서 어떻게 가치를 키울 것인지 실사 단계부터 고민이 필요하다. 예컨대 어떤 판매 라인에서 문제가 있다면 새로 사람을 투입할 것이냐,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운전자본 측면에서, 회사가 주먹구구식으로 받아야 할 돈은 늦게 받고 줘야 할 돈은 빨리 줘버리고 이런 측면을 개선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PE들이 이런 계획을 세울 때, 전략과 영업, 세무, 회계 등을 포괄한 하나의 팀이 들어가서 5년이라는 플랜 내에서 자문해주면서 기업가치를 창출 또는 증진해 가자는 것이 밸류 크리에이션이다. 즉, 종합 컨설팅 회계법인이 되자는 개념이다. 그간 전략과 영업 컨설팅은 컨설팅, 회계는 회계, 조세는 세무 이렇게 주로 구분이 되었다, 물론 큰 전략 단계의 컨설팅은 맥킨지나 베인 같은 곳들이 하겠지만, 중간 단계의 오퍼레이션 영역은 회계법인도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고, 과거 회계 및 세무에만 국한된 서비스가 아닌 종합적 서비스를 소통이 원활한 한 팀이 제공하여 가치창출의 기회 및 방안을 제안하고 실행하여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자는 통합적 컨설팅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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