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램·낸드플래시 등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IT(정보통신) 기기에 탑재되는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고, 메타버스·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서버 수요 증가 등 기업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바이트) 평균 현물가는 3.75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말 3.58달러대에서 거래됐던 걸 고려하면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3월 5.3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11월 3.168달러까지 떨어졌고 12월 초 3.3달러 선을 회복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빠른 업황 개선은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변화한 태도에서도 읽힌다. 지난해 8월 ‘메모리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를 냈던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말 ‘반도체 겨울이 온난화를 만났다’며 시장 전망을 바꿨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영업이익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낸드플래시는 올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낸드 가격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8~1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가동을 중단했던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이 정상화됐고, 수요층이 이미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다시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올해 서버용은 DDR5를 지원하는 신규 CPU 도입과 함께 데이터센터 중심의 AI향 서버 증설 영향으로 탑재량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8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시장 수요 성장률은 10%대 후반으로 예상한다”며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도 시장 수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이슈가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해소되며 메모리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 예상치는 각각 312조8426억원과 50조574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대비 삼성전자는 11.9%, SK하이닉스는 16.4% 증가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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