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디지털 성범죄=인권 살인...남녀 갈등 아닌 보편적 인권 문제"

9일 'n번방 최초 신고자' 박지현씨와 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대해 "인권 살인이라고 규정해도 될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동시에 이 후보는 "남성 피해자도 상당히 많다"며 "남녀 간 문제가 아닌 보편적 인권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n번방 최초 신고자' 박지현씨와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고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도둑맞거나 폭행당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인격 자체가 파괴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제가 경기도지사로 근무할 때 '디지털성범죄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실무인력도 상당수 배치해서 상당한 성과가 많았다"면서 "통계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일반 인식과 달리 남성 피해자도 상당히 많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30% 정도 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성착취물 문제를 방치하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현안 문제가 증오다. 증오와 오해, 갈등"이라며 "그중 하나가 성범죄를 둘러싼 갈등"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디지털 성범죄를) 여성의 문제로 보고 남녀 간 대립적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사실 이 문제에 대한 시각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30%가 남성 피해자다. 다 여성이라고 하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정 성의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사람 모두 인간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절대 남녀 성 간의 문제로 가게 하면 안 된다", "보편적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이 후보는 박씨에 대해서는 "(디지털 성범죄를) 남녀 문제가 아닌 인간의 기본적 인권 측면에서 접근하고 n번방에 대해 용기 있게 개인 입장에서 공적 지원 없이 진상을 찾고 책임을 묻는 일을 한 과정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박씨는 지난 2019년 'n번방'을 처음 발견해 신고한 젠더폭력 전문가로, 지난달 27일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산하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지난 2020년 6월 발족한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 추진단'과 협업하며 당시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